[아하] '무럭무럭 자라나라~'…다이아몬드가 양식이 된다고? (영상)


연구실서 배양해 만드는 다이아몬드
전문가도 특수장비 없으면 구분 못 해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세상에서 가장 비싸고 반짝이는 보석, 다이아몬드의 어원을 아시나요?

다이아몬드는 ‘정복할 수 없다’는 뜻의 그리스어 ‘아다마스(adamas)’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어떤 도구로도 깰 수 없어 불멸의 상징으로 여겨졌다는 다이아몬드. 이제 그 명성에 금이 갈지도 모릅니다.

인류는 또 한 번 금기를 깼습니다. 정복할 수 없던 다이아몬드를 이제는 기를 수 있습니다. 실험실 등에서 탄소를 배양해 만든 다이아몬드 '랩 그로운(Lab Grown) 다이아몬드'가 그 주인공입니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의 씨앗 격인 탄소에 철·니켈 등의 금속 촉매제를 넣고 고압·고열을 가해 배양한 다이아몬드인데요. 3~4주 정도 배양 기간을 거치면 천연 다이아몬드와 물리적·화학적·광학적으로 100% 일치하는 다이아몬드가 탄생합니다. 전문가들도 특수장비가 없으면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하는데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천연 다이아몬드의 10~20% 수준입니다. 다이아몬드 산업 분석가인 폴 짐니스키에 따르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 규모는 2016년 10억달러(약 1조 3000억원) 미만에서 작년 120억달러(약 15조 9000억원)까지 커졌으며 2030년엔 499억 달러(약 66조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등장은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세계 1위 다이아몬드 기업인 드비어스는 지난 7월 결혼 반지에 주로 쓰는 다이아몬드 원석 ‘셀렉트 메이커블’의 가격을 대폭 인하했습니다. 1년 전 만해도 1 캐럿당 1400달러(약 185만원)였던 다이아몬드 가격을 850달러(약 112만원)로 내린 것입니다.

그래서 이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어디서 만드냐고요? 우리나라에서도 만듭니다. 현재 실험실에서 다이아몬드를 기를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인도, 중국, 한국 등 모두 8개국입니다. 우리나라는 올해 처음으로 생산에 성공했습니다.

연구실에서 배양해 만드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픽사베이

천연 다이아몬드는 채굴 과정에 있어서 비윤리적 노동 문제나 환경 오염 논란이 있습니다. 다이아몬드 1캐럿을 캐려면 250톤 이상의 자갈과 바위를 캐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롭습니다.

환경 문제를 생각하는 ESG 경영이 대세가 되면서 다이아몬드를 취급하는 보석 브랜드나 명품 브랜드들도 하나 둘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하거나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명품 기업인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는 지난해 7월 9000만달러(약 1200억원)를 이스라엘의 인공 다이아몬드 스타트업에 투자했고, 스위스의 시계 브랜드 태그 호이어와 브라이틀링은 인공 다이아몬드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등장은 다이아몬드 시장을 어떤 방향으로 끌어갈까요? 다이아몬드의 대중화로 다이아몬드 가격 자체가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한편으론 천연 다이아몬드의 희소성이 더 커져 소위 ‘자연산’ 또는 ‘양식’ 다이아몬드로 급이 나눠지는 웃픈 일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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