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선은양 기자] 날마다 좋아지는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에 요즘은 누구나 사진사가 될 수 있다. 비싼 카메라 장비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도 이른바 '인생샷'을 남길 수 있으니 MZ세대에게 '사진 찍기'는 문화다.
◇사진 구도 공유하고, 인증하고
MZ세대는 사진을 찍는 방식도 다양하다. 과거에는 특정 포즈가 유행했다면 요즘은 사진을 찍는 구도나 콘셉트가 유행한다. 거울 앞에서 휴대폰을 거울로 향해 찍는 이른바 '거울샷'부터 팔을 머리 위로 힘껏 뻗어 찍는 '셀프 항공샷' 등이 있다.
마치 놀이처럼 재밌는 사진 구도를 공유하고 이를 따라하며 추억을 쌓는다. 모래에 하트모양으로 구멍을 파고 그 안에 휴대폰을 넣어 사진을 찍는 '모래하트샷'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대세 인증샷이 됐다.
MZ세대의 필터 사랑도 빠질 수 없다. 스마트폰에 어플을 설치하면 사진 속 풍경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고, 즉석에서 보정도 가능하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AI스튜디오 앱에 한 사람의 정면 사진을 여러 장 입력하면 30분도 안 돼 다양한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한 수백 장의 사진을 만들어 낸다. 머리를 손질하거나 화장을 하지 않고도 원하는 사진을 받아볼 수 있다. AI 프로필 사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카메라 어플 스노우의 국내 누적 다운로드 수는 올해 4월 기준 9400만건을 돌파했다.
◇편의점 가듯 "우리 잠깐 사진 찍고 갈까?"
오프라인 시장도 뜨겁다. '인생네컷'과 같은 셀프사진관이 지난해부터 크게 인기를 끌면서 요즘은 어디를 가든 셀프사진관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대부분 무인으로 운영되는 셀프사진관에는 사진을 찍기 전 매무새를 가다듬을 수 있도록 거울과 소품들이 놓여있다.
부스에서 사진을 찍을 때 배경 색깔과 사진 분위기를 선택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카메라 어플을 사용하는 것처럼 자동으로 보정도 가능하다.
콘셉트도 다양하다. 흑백 셀프사진관부터 레트로 감성을 살린 스티커 사진관까지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그러다보니 셀프사진관은 모임의 필수코스가 되었다. 모임이 끝나고 친구들과 셀프사진관에 들렀다는 대학생 신모씨는 "지나가다 셀프사진관이 보이면 사진 찍자고 말하는 분위기"라면서 "출력한 사진을 나눠 가질 수 있으니 기념도 되고 좋다"고 말했다.
신한카드가 지난 5월 발표한 소비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사진관 이용 비중의 80%를 MZ세대가 차지했고, MZ세대의 사진관 이용은 2022년 기준 전년 대비 287%가 증가했다.
사진 문화가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다보니 기업에서도 이를 적극 활용한다.
뷰티 브랜드 '메디힐'은 SNS에서 유행하는 사진 구도로 브랜드 모델 사진을 공개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팝업스토어나 행사 부스에서도 이를 적극 활용한다. 넷마블은 지난 20일 '넷마블 월드'를 공개하며 넷마블프렌즈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부스를 열였다.
셀프 사진관이 유행하면서 포토 부스를 대여해주는 업체도 성장세다.
최근에는 사진에 익숙한 MZ세대 신랑·신부가 늘어나면서 결혼식장에 포토 부스를 설치하는 부부가 많아졌다.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20대 김모씨는 "웨딩플래너에게 가장 먼저 요청했던 옵션"이라며 "하객에게도 나에게도 추억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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