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l 장성=김건완 기자] 불교의 상서러운 꽃 '우담바라'로 알려진 '풀잠자리알'이 전남 장성군 봉암서원 인근 비위굴 안 두 곳의 봉암석불 귀밑에 3달째 붙어 있어 화제를 낳고 있다.
2일 천불암 암자 보살 강미숙(법명 수연화심)씨에 따르면 눈이 내리는 지난해 12월 27일 석불상을 찾아 절을 올리는 중 귀밑에 처음 발견했다.
강씨는 "우담바라는 부처님을 의미하는 상상의 꽃을 의미해 신도들과 함께 상서로운 징조라며 반기고 있다"며 "소문을 듣고 서울 경기와 대전지역 신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담바라는 불교에서 3000년에 한 번씩 피어나는 상상의 꽃이다. 불교 경전에는 여래(如來)나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나타날 때 핀다. 이 꽃은 싹이 터서 1천년, 봉오리로 1천년, 피어서 1천년, 합이 3천년 만에 한 번씩 꽃이 핀다고 전해진다.
봉암석불은 장성읍 장안리의 바위굴 안에 봉안돼 있다. 전체적으로 아담하고 단정한 작은 좌상으로 장안리 미륵불이라고도 불린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과학자들은 불교 전설의 꽃 우담바라는 풀잠자리의 알로 여긴다. 풀잠자리는 10㎜ 정도 크기 연두색 곤충으로 5~6월께 물속에 알을 낳는 다른 잠자리들과 달리 습기가 있는 나무, 돌, 철제 등에 낳는다.
풀잠자리의 알은 실 같은 하얀 다리로 보이는 긴 자루 끝에 달려 여러 개의 알을 낳는다. 풀잠자리는 무당벌레와 같이 애벌레 때부터 성충까지 진딧물·깍지벌레 등을 잡아먹는 농업의 익충이다. 천적 상품으로도 활용된다.
전남대 생물학과 김종선 교수는 "해마다 우담바라로 불리며 자주 발견되고 있지만 학계에서는 모두 풀잠자리알로 분류한다"며 "보통 바람과 물 등으로 사라지지만 장성읍 장안리의 바위굴 알 자루는 꽤 오랫동안 유지된 것 같다. 농사에 도움이 되는 곤충으로 풍년 농사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봉암서원 인근 마을 한 주민은 "어찌 됐든 우담바라를 어떻게 해석하고 믿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우담바라라 하면 불교 신심으로는 상서로운 것이고 풀잠자리의 알이라면 농사에 도움이 되니 이것 모두 지역주민과 장성군에 좋은 일로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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