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칼린→정선아, '옥주현 엘리자벳' 사태 호소 "정도 지켜야"(종합)


1세대 배우 성명문 발표→뮤지컬계, 성명문 공유로 동참 의사 전달

배우 옥주현과 김호영을 둘러싼 엘리자벳 캐스팅 논란이 심각해진 가운데, 뮤지컬배우 1세대들이 나서 호소문을 발표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뮤지컬배우 옥주현과 김호영이 서로를 고소하며 뮤지컬 '엘리자벳'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 가운데 뮤지컬 1세대 배우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겠다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뮤지컬배우 박칼린 최정원 남경주는 22일 "모든 뮤지컬인들께 드리는 호소의 말씀"이라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최근 일어난 뮤지컬계의 고소 사건에 대해 뮤지컬을 사랑하고 종사하는 배우, 스태프, 제작사 등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저희는 뮤지컬 1세대의 배우들로서 더욱 비탄의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이어 "코로나19라는 큰 재앙 속에서도 우리는 공연 예술의 명맥이 끊기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 유지해왔고 이제 더 큰 빛을 발해야 할 시기이기에 이러한 상황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뮤지컬이 관객과 온전히 만날 수 있기까지 우리는 수많은 과정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며 "그 안에서 일하는 우리 모두는 각자 자기 위치와 업무에서 지켜야 할 정도가 있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는 제작사 고유 권한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배우는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뿐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 안 된다"고 짚었다.

두 번째는 스태프들의 책임을 물었다. 세 사람은 "스태프는 각자 자신의 파트에서 배우가 공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연습 진행은 물론 무대 운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배우들의 소리를 듣되 몇몇 배우의 편의를 위해 작품이 흘러가지 않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모든 배우들을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제작사는 함께 일하는 스태프와 배우에게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려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며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며 "참여하는 모든 스태프와 배우에게 공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참여하는 모두가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하기 위해 가장 선봉에 서서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 사람은 "지금의 이 사태는 이 정도가 깨졌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태에 이르기까지 방관해 온 우리 선배들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우리는 어려움 속에서도 수십 년간 이어온 뮤지컬 무대를 온전히 지키기 위해 더 이상 지켜만 보지 않겠다. 뮤지컬을 행하는 모든 과정 안에서 불공정함과 불이익이 있다면 그것을 직시하고 올바로 바뀔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겠다"고 호소했다.

이에 또 다른 뮤지컬배우들은 해당 성명문을 SNS 등을 통해 공유하며 동참 의사를 전했다. 먼저 논란의 '엘리자벳'에서 엘리자벳 역을 맡아 네 시즌을 책임졌던 김소현은 "동참한다. 뮤지컬배우 김소현"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이를 공유했다.

정선아 역시 하늘을 손으로 가리려는 사진과 함께 성명문을 게재했다. 정성화는 정선아의 글과 사진을 공유하며 뜻을 함께했다. 조권은 "뮤지컬배우 후배로서 선배님들의 말씀에 공감하고 응원하고 지지하고 사랑한다"는 댓글을 남겼다. 이외에도 차지연 신의정 박혜나 등이 해당 성명문을 공유하며 동의 의사를 전했다.

앞서 '엘리자벳' 제작진은 10주년 공연 캐스팅 라인업을 발표했고, 옥주현과 이지혜가 투톱으로 나서게 됐다. 이후 김호영의 SNS 글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목을 끌며 '엘리자벳'의 캐스팅이 옥주현의 인맥으로 채워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거세지자 '엘리자벳' 측은 "엄홍현 프로듀서, 로버트 요한슨 연출, 김문정 음악감독을 포함해 국내 최고의 스태프와 함께 치러진 강도 높은 단계별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새로운 배우들이다. 또 지난 시즌 출연자를 포함하여 VBW 원작사의 최종승인을 통해 선발된 배우들로 캐스팅됐다"고 해명했다.

옥주현은 20일 서울 성동경찰서를 통해 뮤지컬 배우 김호영과 악플러 2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에 김호영 소속사 피엘케이굿프렌즈 역시 "옥주현이 사실 확인 되지 않은 내용으로만 상황을 판단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며 "당사 및 김호영에게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채 배우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 있어 유감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양측의 갈등 골이 깊어진 가운데 결국 다른 뮤지컬배우들까지 나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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