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강일홍 기자] 김웅래 PD는 KBS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유머 1번지' 등 코미디에 대한 깊은 애정을 쏟은 인물이다. 현역 PD 시절 해박한 유머감각으로 초기 코미디프로그램의 토양에 웃음의 씨앗을 뿌려온 주역이기도 하다.
그가 지독했던 코로나 팬데믹에 1년동안 집에 콕 박혀 쓴 일기 형식의 SNS 유머집 '집콕일기'가 출간된 뒤 SNS 팔로들을 중심으로 다시 회자되고 있다.
저자 김웅래PD는 지방 독자들을 위해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경북 청도, 강원도 횡성에서 두 차례 저자 사인회를 진행했고, 대구에서는 카페 콘서트를 통해 독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청도에서는 저자가 한국코미디타운 촌장으로 3년간 근무하며 지낸 곳이다. 당시 '청사빠'(청도 사랑에 빠진 사람들)라는 인문학 모임을 자주했던 덕분에 북카페 주인도 놀랄만큼 100여명의 문화예술계 지인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강원도 '횡성 예다원카페'에서는 매월 음력보름 달빛차회를 여는 날에 '집콕일기' 저자사인회를 겸했다. 서울이나 인근도시에서 귀농한 부부들이 동반으로 참여해 차를 마시며 환담하는 화기애애한 자리가 됐다고 한다. 마침 장신상 횡성군수도 참여해 관심이 컸다.
대구에서는 지난달 20일 시인 이상화(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생가터에서 가진 '라이락뜨락 콘서트'를 통해 저자와의 만남을 가졌다. 축하공연과 더불어 영남대 이강옥 교수가 '문학사의 눈으로 본 집콕일기'라는 내용으로 소개해 관객들에게 의미를 더해주었다.
카페 뜨락에는 이상화 시인이 살아 있을 때부터 꽃을 피워왔던 100년이 넘는 라이락꽃 나무가 있어 매년 꽃필 무렵엔 다양한 문화행사를 여는 의미 있는 곳이다.
그 밖에도 얼마전엔 교통방송 9595쇼에 직접 출연해 '집콕일기'에 얽힌 에피소드를 방송하기도 했다. 진행자인 개그맨 박성호는 저자가 KBS 예능PD 시절부터 수많은 개그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을 맺은 수제가같은 예능인이다.
'집콕일기'는 기존 출판물과 다른 독특한 아이디어가 담겼다. 매일 일기에 재치 있거나 위트 있는 댓글을 달았던 270명의 내용도 함께 책에 실은 편집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가장 힘들었던 일중의 하나가 댓글을 달아준 270명에게 허락받는 일"이었다면서 "댓글도 저작권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 문제를 사전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일이 전화를 걸어 승낙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 독자들은 숏폼(Short Form)의 글을 좋아하는 트랜드라서 가급적 100자 내외로 짧은글 속에 기승전결과 마지막 유머 반전까지 이끌어 내는 게 어렵지만 머리를 싸매 고민한만큼 임팩트는 강하게 와닿는 것같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굴뚝일기'를 페이스북에 새로 매일 연재 중이다. <할말은 굴뚝 같이 많으나 지면이 없어 이만 줄인다>는 옛말에서 따온 '굴뚝'이다. 저자는 "집콕일기에 이어 내년쯤 굴뚝일기를 발간했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 같다"고 특유의 유머러스한 멘트를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