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선물"…'히사이시 조 with 첼로댁' 공연 성황

<더팩트>가 (사)밀레니엄 심포니오케스트라와 공동 주최하는 히사이시 조 with 첼로댁 공연이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가운데 유튜버 첼로댁으로 활동 중인 첼리스트 조윤경이 연주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음악을 오케스트라로 만나다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히사이시 조 with 첼로댁' 공연이 올겨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선물 같은 공연으로 찾아왔다.

애니메이션 음악이 주는 감동은 특별하게 느껴진다. 음악이 시작되는 순간 애니메이션 속 명장면이 떠오르는 물론, 영화를 같이 봤던 사람이나 '그때의 나'도 떠오른다. 특히,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았던 지브리 스튜디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음악은 '추억'으로 정의할 만하다. 오케스트라 합주로 듣는 애니메이션 음악은 그날의 추억들을 더욱 생생하게 만들었다.

17일 오후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더팩트>가 (사)밀레니엄 심포니오케스트라와 공동 주최하는 '히사이시 조 with 첼로댁' 공연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매년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진행해 온 <더팩트>는 2021년 마지막 선물로 '히사이시 조 with 첼로댁'을 준비했다. 이날 공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에 맞춰 '일행 간 거리 두기'로 진행됐으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 해당자에 한해 공연장 및 객석 출입이 가능했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애니메이션 속 음악을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로 듣기 위해 찾았다.

이날 공연은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한 지브리 스튜디오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든 애니메이션 영화의 음악 작곡가이자 지휘자로 활동 중인 히사이시 조의 음악들로 꾸며졌다.

백윤학의 지휘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유튜브에서 '첼로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첼리스트 조윤경과 특별한 테크닉과 풍부한 감성표현을 겸비한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탄탄한 연주력을 갖춘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박규민이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히사이시 조 음악의 여운을 선사했다.

<1부>는 지브리 스튜디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중 '하늘을 나는 사람'으로 시작됐다. 새처럼 날아다니는 듯한 관현악의 수려한 선율과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가 울려 퍼지자 관객들은 금세 연주에 빠져들었다. 이후 이웃집 토토로, 붉은 돼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썰매의 왈츠, 벼랑 위의 포뇨 등의 우리 귀에 익숙할 정도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음악이 이어졌으며, 한 곡씩 연주될 때마다 애니메이션의 명장면이 뇌리에 스쳤다.

특히, 1부의 마지막은 유튜버 '첼로댁'이자 첼리스트 조윤경과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그리고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채워졌다. 첼로의 중후한 선율과 재즈풍의 피아노 연주 그리고 오케스트라의 합주가 환상의 하모니를 냈다.

백윤학 지휘자와 밀레니엄 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회를 마친 뒤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만나는 감성의 향연

<2부>는 영화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 모노노케 히메 등 애니메이션 음악뿐 아니라 눈의 꽃, 돌아와요 부산항에, 광화문 연가 등 한국 가요 커버 그리고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 등 다양한 음악으로 꾸며졌다.

첼로댁 조윤경과 밀레니엄 심포니오케스트라는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 중 '너를 태우고'로 2부 서막을 열었다.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들은 숨을 죽였고, 첼로댁 조윤경의 천재적인 기교와 섬세한 감정 표현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순식간에 몰입하게 했다. 이어 영화 '굿'바이' 중 '기억'이 연주되며 첼로가 표현할 수 있는 깊이와 풍성함을 더했다.

이어진 곡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중 '또 다시'였다. 사람의 목소리를 닮은 첼로댁 조윤경의 첼로 소리와 바이올리니스트 박규민의 아름답고 섬세한 선율로 협주곡을 채웠다.

바이올리니스트 박규민은 '엄마의 빗자루(마녀배달부 키키 주제곡)', '메인테마(모노노케 히메 주제곡)', '하나비(하나비 주제곡)'을 연달아 연주했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았던 애니메이션들의 대표곡들을 생생한 오케스트라 연주로 듣게 된 관객들은 큰 호응을 보냈다.

이후 첼로댁 조윤경은 무대에 올라와 마이크를 잡았다. 조윤경은 "어려운 때에 많은 분들이 발걸음 해줘서 감사하다"며 "지금부터는 분위기를 바꿔보겠다. 가요와 첼로가 만나 어떤 음악으로 탄생하는지 귀 기울여 달라. 음악은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떠오르는 기억을 바라보며 감상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첼로댁 조윤경이 가수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연주하고 있다.

첼로댁 조윤경은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 '눈의 꽃', '돌아와요 부산항에', '광화문 연가' 등 트로트부터 발라드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연주했다. 장르는 다양하지만 한음 한음 그리고 작은 몸짓과 표정들이 한데 어우러져 그 오롯한 감정을 전달했다.

특히, 마지막 곡인 리베르탱고에서는 첼로댁 조윤경의 테크닉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그는 온몸을 첼로에 내던지듯이 연주했으며 선율 속에 담긴 깊은 감정이 그의 표정 속에 한껏 묻어났다. 마지막 연주가 끝나자 객석 곳곳에서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갈채에 첼로댁 조윤경은 앵콜곡으로 화답했다. 앵콜곡 역시 우리에게 익숙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주제곡 등이 연주됐으며, 연주가 끝난 후에도 관객들의 박수는 한동안 끊이질 않았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송파구에서 온 김 모(57) 씨는 "계속된 코로나19 확산으로 몸과 마음 모두 지쳐있었는데, 오늘 이 공연을 통해 힐링하고 간다"고 소감을 전했다. 의왕시에서 온 한 모(32세) 씨도 "오랜만에 '낭만'을 선물 받은 것 같다"며 "연말 최고의 선물이 됐다. 풍요롭고 따뜻한 첼로 운율이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느낌이다"라고 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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