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을 비롯한 전국 철도·지하철 노동자들이 안전인력 충원과 위험작업 2인 1조 의무화 등을 요구하며 공동투쟁을 예고했다. 이들은 오는 20일부터 준법투쟁에 돌입하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면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궤도협의회)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지하철 안전인력 확충과 공공교통 공공성 강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노조와 전국철도노조, 김포도시철도지부, 서해선지부, 신분당선지부, GTX-A 운영지부 등 수도권 6개 노조가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모두 가결 결정을 내렸다.
전체 재적 조합원 3만2902명 가운데 2만9044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88.27%를 기록했다. 찬성 2만3625표로 투표 참여자의 81.34%였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재적 조합원 9201명 중 7782명이 참여했으며 찬성 6715표(86.3%), 반대 1042표(13.4%), 무효 25표로 집계됐다. 투표율은 84.6%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윤종오 진보당 의원과 서울교통공사노조와 전국철도노조, GTX-A운영지부 등 철도·지하철 노동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현장 인력 부족과 위험작업 단독 근무, 민자철도 다단계 위탁 운영 등을 문제로 지적하며 정부와 국회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궤도협의회는 △공익서비스비용(PSO) 국비 지원 법제화 △최소 안전인력 기준 및 위험작업 2인 1조 의무화 △민간도시철도 부실 운영 방지 △공공기관 보수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했다. 특히 인력 부족으로 단독근무가 발생하고 노동자들이 휴일이나 연차를 충분히 사용하기 어려운 구조가 시민 안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섭 궤도협의회 상임의장(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시민의 안전과 공공교통을 지키기 위해 재정 논리를 앞세우지 말고 법과 제도를 바꾸며 노·정 교섭에 즉각 나서라고 수없이 촉구했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우리의 절박한 목소리를 철저하게 묵살하고 외면했다"고 말했다.
강철 전국철도노조 위원장 역시 "노동자들은 휴일에도 쉬지 못한 채 일터로 나오고 기관사들은 연차와 병가를 쓰려면 눈치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자철도의 다단계 위탁 운영 구조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손재홍 GTX-A 운영지부장은 민간 시행사가 서울교통공사에게 운영을 맡기고 서울교통공사가 다시 자회사를 설립해 운영을 재위탁하는 구조에서 현장 인력과 노동환경 개선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지부장은 "다단계 위탁이 이뤄지면서 가장 아래 단계에서 이윤을 남기기 위해 인건비를 아낄 수 밖에 없다"며 "모두 인건비 절감을 위해 안전인력을 최소한으로 고용해서 발생하는 일들"이라고 말했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철도·지하철의 안전과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의원은 지난 3월 발의한 철도사업법·도시철도법 개정안을 언급하며 철도 운영에 필요한 인력과 안전 기준을 강화하고 공공재정으로 건설한 철도의 무분별한 민간위탁과 재위탁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교섭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김 상임의장은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전국 지역별·조직별 총력결의대회를 진행하고 20일부터 철도와 서울지하철, 수도권 민자철도 등에서 준법운행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전국 동시다발 전면 총파업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 위원장은 "우리가 바라는 것은 파업이 아니라 해결"이라며 "사측이 성실하게 교섭에 임한다면 우리는 언제든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끝내 외면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사측에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