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태연 기자] 서울 은평구에서 헤어진 전 연인을 살해한 60대 남성 A 씨가 범행 이전에도 4차례 경찰에 신고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현 공소청) 단계에서 반려됐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숨진 70대 여성 B 씨는 지난 2024년 9월부터 올 7월까지 총 4차례 112신고를 했다.
첫 신고는 2024년 9월 은평경찰서에 접수됐다. 당시 B 씨는 '남성이 쫓아온다'는 취지로 신고했으나, 경찰은 확인 결과 단순 말다툼으로 판단해 A 씨와 B 씨를 분리 조치만 했다.
이어 지난 6월에도 은평경찰서에 유사한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에도 경찰은 현장에서 두 사람 간 말다툼을 확인한 뒤 분리 조치했다.
B 씨는 불과 며칠 뒤 '남성이 직장 인근에서 기다린다'는 취지로 남대문경찰서에 재차 신고했다. 경찰은 스토킹 사건으로 접수해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 안전조치를 하고 긴급응급조치와 잠정조치를 신청했다.
법원은 전자장치 부착 신청은 기각했지만 접근금지 조치는 받아들였다. 경찰은 지난 7월13일 A 씨를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송치했다.
마지막 신고는 지난 7월18일 마포경찰서에 접수됐다. 경찰은 A 씨를 긴급체포하고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폭행, 절도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공소청은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공소청은 당시 영장 반려 사유를 두고 "A 씨가 암수술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경찰은 구치소 유치와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할 수 있는 잠정조치 4호를 신청했다. A 씨는 지난 7월23일부터 8월22일까지 구치소에 유치됐으며 석방 후부터 지난 10월22일까지 전자장치를 부착했다. A 씨는 지난 9월3일 불구속 송치됐다.
경찰은 A 씨 석방을 앞두고 B 씨에게 임시숙소 이용과 추가 안전조치를 권유했으며 안심벨도 지급했다.
B 씨는 이후 경찰 고위험 피해자 관리 대상인 A등급으로 분류돼 관리됐다. 경찰은 총 27차례에 걸쳐 B 씨에 연락해 안전 여부와 추가 보호조치 필요성을 확인했다. 전자장치 부착 조치가 종료되기 일주일 전에도 연락해 이상 여부 등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모니터링 과정에서 추가 신고나 별다른 위험 징후가 확인되지 않아 추가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은평경찰서는 이날 오전 A 씨를 살인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A 씨는 이날 오전 은평구 자택에서 B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자해 후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A 씨는 이날 오후 일부 의식을 회복했으나 정상적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교제하던 사이였으며, 인근 주민들은 과거 두 사람이 A 씨 자택에서 동거했다고 입을 모았다.
경찰은 A 씨 의식이 회복되는 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 및 경위 등을 조사하는 한편, B 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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