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명주 기자] 서울 강북구(구청장 정창수)가 북한산 일대를 서울의 대표적인 치유관광 거점으로 육성한다. 불법시설로 몸살을 앓았던 우이동 계곡을 시민에게 돌려주고 지역에 흩어진 자연·문화·체험 자원을 연결해 관광객이 오래 머무는 체류형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강북구는 우이동 계곡 정비와 힐링데크로드 조성, 웰니스 관광지 육성 등을 통해 '강북형 치유관광' 활성화에 나선다고 5일 밝혔다.
핵심은 우이동 계곡의 변화다. 북한산 자락을 따라 흐르는 인수천은 오랜 기간 주변 일부 업소가 하천부지에 평상과 천막, 데크 등을 불법으로 설치해 영업하면서 계곡 일부가 사실상 사적으로 이용돼 왔다.
구는 2023년부터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다. 당시 인수천 전 구간에 대한 전수조사에서 위반사항 467건과 무단점용 면적 1558㎡를 확인했다. 이후 상인들과 설명회 및 개별 협의를 진행하며 자진정비를 유도했고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불법 지장물을 단계적으로 정비했다.
특히 민선 9기 들어서는 사후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불법시설이 다시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 인수천 주요 거점 6곳에 인공지능(AI) 폐쇄회로(CC)TV 영상과 방송설비를 설치하고 관계부서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상시 관리체계를 구축했다.
현장 관리도 강화했다. 불법시설 정비부지 9곳 약 630m 구간에 펜스를 설치하고 6곳 535㎡에는 수목을 심었다. 하천 주변에서 무신고로 영업하던 음식점 7곳 가운데 2곳에는 지난 9월 영업장 폐쇄조치를 내렸다. 현재 무신고 업소 7곳 모두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정비된 공간은 시민에게 돌아간다. 구는 우이동 338 일원에 총연장 1.74㎞ 규모의 '인수천 힐링데크로드'를 조성하고 있다. 사업비 84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이달 중 전 구간 개통이 목표다.
계곡을 따라 걷고 쉴 수 있는 환경도 갖춘다. 데크로드에 의자와 조명 등을 설치해 북한산우이역에서 우이동 계곡과 북한산둘레길까지 이어지는 보행 접근성을 높인다. 정비부지에는 수목과 석축을 활용한 정원형 쉼터를 조성하고 업소가 사적으로 사용하던 공공용지에는 9면 규모의 AI 무인 공영주차장도 마련한다.
하천 관리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한다. 구는 2028년 1월까지 인수천과 백운천을 대상으로 소하천정비종합계획을 재수립할 예정이다. 재해 예방과 수질 보전 등 하천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면서 시민들이 물과 자연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친수공간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계곡 정비는 치유관광 활성화로 이어진다. 구는 북한산을 중심으로 자연과 문화예술, 휴식, 체험시설을 하나로 연결해 관광객이 지역에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관광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개별 관광지를 방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곳곳을 둘러보며 체험과 소비까지 이어지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올해 '강북형 웰니스 관광지' 10곳을 선정했다. 박을복자수박물관과 화계사, 북한산 체험형 숲속쉼터, 청자가마터체험장, 주노샌드 등이 포함됐다. 힐링명상과 자연치유, 뷰티스파, 음식, 숙박 등 다섯 가지 분야의 관광 콘텐츠로 이뤄졌다.
대표적인 곳은 우이동의 박을복자수박물관이다. 한국 현대 자수의 선구자인 박을복 선생의 작품과 예술세계를 소개하는 공간으로 북한산 자락의 자연과 야외정원, 작품 감상, 섬유예술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자연과 문화예술을 결합한 치유관광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소다.
관광 콘텐츠의 경쟁력도 높인다. 구는 선정된 관광지마다 10회 이상의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하고 웰니스 프로그램 50회를 시범 운영한다. 관광지별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동시에 관광지 간 이동 동선을 연결해 체류형 관광상품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새로운 관광 거점도 연계한다. 우이동 계곡과 솔밭근린공원, 박을복자수박물관, 화계사 등 기존 관광자원에 향후 조성 예정인 북한산 국립생태체험관과 한강 작가의 옛 주택을 활용한 문학관, 웰니스 앵커시설 등을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지역경제 활성화다. 관광객이 북한산에서 자연을 즐기고 문화예술을 체험한 뒤 지역 상권까지 이용하도록 유도해 방문객의 체류와 소비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창수 강북구청장은 "강북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유·무형 자산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서로 연결해 더 큰 가치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이동 계곡의 공공성을 지속적으로 지키는 한편 자연과 문화, 휴식과 체험을 촘촘히 연결해 강북구만의 치유관광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웰니스 거점을 연결해 북한산 일대를 서울을 대표하는 체류형 치유관광 권역으로 발전시키고 방문객의 체류와 소비가 지역의 활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