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예리 기자] 서울 구로구 주택가에서 미라화가 진행된 시신을 유기한 남성 2명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남부지법 김지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A 씨와 사체유기교사 혐의를 받는 80대 남성 B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도망할 염려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A 씨를 두고 "주거가 일정하고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B 씨에 대해선 "가족관계, 고령, 건강 상태, 50년 전 외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심문과정에서의 진술 태도 등을 종합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황색 상의에 흰 모자, 흰 마스크를 쓴 채 법원에 출석한 A 씨는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옮기며 시신이란 것을 알았냐'는 질문에는 "몰랐다. 인형인 줄 알았다"고 했다. A 씨는 심문을 마친 뒤 '시신인 것 몰랐냐', '비닐이랑 신문지로 왜 감쌌냐', '피해자랑 무슨 관계냐'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녹색 체크 무늬 상의에 검은 모자, 마스크를 쓴 채 출석한 B 씨는 '왜 시신 유기하라고 지시했냐', '시신 유기한 혐의 인정하냐', '시신인 줄 알았냐' 등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B 씨는 심문을 마친 뒤에는 '버린 게 시신인 것 진짜 몰랐냐', '왜 지시했냐' 등 질문에 "못 알아듣는다. 귀가 약해서 안 들린다"고만 답했다.
A 씨는 지난 22일 서울 구로구의 한 주택가 쓰레기 배출 장소 인근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A 씨에게 시신 유기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미라화가 진행된 시신은 이날 오전 11시께 구로구 주택가에서 환경미화원이 발견했다. 시신은 비닐과 신문 등에 싸인 상태였다.
경찰에서 B 씨는 인형처럼 보이는 물건이 있어 A 씨에게 버리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 씨는 시신일 수 있다는 의심은 들었지만 지시에 따라 버렸다고 했다.
B 씨는 구로구 모 다세대주택 건물주로 밝혀졌다. 두 사람은 과거 임차인과 임대인 관계로 처음 알게 됐으며, A 씨는 평소에도 B 씨를 아버지처럼 따르며 일을 도와주던 관계였다고 한다.
시신의 신원은 중국 국적 불법체류 남성으로 파악됐다. 이 남성은 B 씨 소유 다세대주택에서 아내와 함께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결과 부패 등으로 사망 원인과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구두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두 사람을 상대로 시신 유기 과정 등을 조사하는 한편, 국과수의 최종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중국 국적 남성의 사망 경위도 규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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