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무죄 판결로 사법 리스크를 덜었지만 서울시의회, 정부여당의 견제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6·3 지방선거 결과 시의회 다수당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바뀌면서 한강버스 등 오 시장의 역점사업에 제동을 걸고 있어서다. 정부여당도 한강버스 선박업체 선정 과정에서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고위직이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오 시장에게 공세를 퍼붓는 양상이다.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지난 23일 오 시장의 항소심 무죄 판결이 나온 직후 고찬양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오세훈 시장은 여전히 피고인"이라고 날을 세웠다.
고 대변인은 "2심일 뿐, 오세훈 시장의 사법리스크는 아직도 진행중"이라며 "한강버스 수사 의뢰는 무산되고, 공공주택 착공은 목표의 절반에 그치고, 요직은 측근으로 채워졌다. 시장이 법정에 매달린 열 달 동안 천만 시민의 삶은 뒷전으로 밀렸다"고 주장했다.
고 대변인은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사를 통해, 멈춰 선 시정의 책임을 묻고, 미뤄진 현안은 시의회가 직접 챙겨 서울시정을 제자리에 돌려놓겠다"고 했다.
현재 시의회는 '여소야대'다. 11대에서는 국민의힘이 다수당이었지만, 6·3 지방선거 결과 12대는 민주당이 80석을 확보하며 다수당이 됐다. 국민의힘은 38석에 그친다.
오 시장의 원활한 시정 운영을 위해서는 시의회와의 역학 관계가 큰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의회 민주당은 오 시장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 '청년 AI 사다리'에 제동을 건 바 있다. 시는 이 사업 발표 직후 빠른 시행을 위해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했으나, 지난달 시의회는 이를 전액 삭감했다. 시의회는 세부 계획이 부실하다며 본예산 심사까지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오 시장도 지난 27일 시청에서 열린 '청년 AI 성장권 지원 시범사업' 설명회에서 "서울시의회가 여소야대인데 유권자들은 여소야대의 엄중함을 잘 모른다"며 "뜻대로 되는 일이 거의 없고 시의회에서 안된다고 하면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도 예산안만 통과된다면 1월부터 바로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여당도 한강버스 리베이트 의혹을 두고 연일 오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행안부 종합감사에서 시의 한강버스 운항결손액 지원 투자심사 의뢰서를 두고 "사실상 불승인"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한강버스 관련 질의에 "서울시가 적자를 줄이겠다고 계획을 내놨지만 근거가 부족하고 신뢰할 수 없는 내용이라 승인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오 시장의 '한강버스 비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꾸린 진상조사단 단장을 맡고 있다.
앞서 행안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는 지난 16일 서울시가 한강버스 운영사인 주식회사 한강버스에 운항결손액 136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제출한 투자심사 의뢰서에 재검토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손실보전금 136억원과 관련해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운항·부대시설 수입과 비용을 재산정하고 객관적인 운항결손액을 다시 추계하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종합감사에서 오 시장이 한강버스 리베이트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위증을 했다며 행안위 차원에서 고발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임호선 민주당 의원은 종합감사에서 "(한강버스 사업에) 서울시 예산이 안 들어간다고 한 서울시장의 답변은 분명한 위증이기 때문에 위원회 차원에서 고발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는 발언의 전체적인 취지와 사실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주장으로 위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장관이 시의 한강버스 운항결손액 지원 투자심사 의뢰서를 두고 "사실상 불승인"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도 "한강버스는 정상 운항 실적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초기 사업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지난 7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정부여당과 협력 전망을 묻자 "시민들의 일상 생활을 보듬어야 되는 것이 주요 책무인 서울시장으로서 (검수완박과 서울 집값 급등 등)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여왔고 건전한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건의도 해 왔지만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잘못된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의 개혁을 표방하는 변화에 대해서는 꾸준히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