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다빈 기자]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의 뉴스 자막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KTV 편집팀장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3부(최영각 장성진 정수영 부장판사)는 27일 내란선전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원장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KTV 방송보도부 편집팀장 추모 씨를 상대로 증인신문도 진행했다. 추 전 팀장은 KTV 뉴스특보와 특별생방송 등 연출을 담당한 인물이다.
권창영 특별검사팀(종합특검)은 '지난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소추안 가결까지 뉴스 자막 삭제가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어떤 내용의 삭제를 지시받았냐'고 물었다.
추 전 팀장은 "윤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은 빼라고 했다"며 "대통령 측에 유리하게 편중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방송을 편성하고 삭제를 결정하는 사람은 이 전 원장이다. 항상 상위에서 결정하고, 단독으로 할 수 없다"며 "공무원이기에 개인 의사과 상관 없이 이 전 원장의 지시를 받고 삭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검팀이 KTV에서 비상계엄 선포 담화문 반복 송출한 이유를 묻자 "준비된 영상이 없는데 시간을 끌어야 해서 비상계엄 선포 영상을 틀게 됐다. 이 전 원장의 결정"이라며 "계엄 해제 표결 이후 방송을 그만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방송을 종료할 때도 원장의 지시가 필요했고, 답변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전 원장 측의 지시를 추 전 팀장이 확대해석한 것이라는 주장에는 "이 전 원장의 지시가 없었다면 자막을 삭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전 원장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2024년 12월3일부터 같은 달 13일까지 포고령 등 내란 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뉴스를 반복적으로 보도하고, 계엄을 비판하는 뉴스는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8월 이 전 원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는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해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킨 날까지 지속됐다고 보고, 종료 시점을 2024년 12월14일로 봤다. 이에 따라 이 전 원장이 공공채널에 비상계엄 선포 및 포고령 발령을 정당화하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확산한 것은 형법 제90조 제2항이 규정하는 내란선전죄 위반이라고 봤다.
이 전 원장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정당화하기 위해 뉴스특보 및 스크롤 뉴스 편성·송출 권한을 남용했다고도 보고 있다.
이 전 원장 측은 이날 재판에서 "어떤 방송의 편파성과 형용성으로 내란을 선전하게 했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목적성도 명시돼 있지 않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앞서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은 이 전 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이 전 원장은 1·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