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순직' 임성근 유죄 확정됐지만…수사외압·범인도피는 재판 중


무리한 수색 지시 책임 인정…징역 3년 확정
윤석열 수사외압·공수처 수사방해 등 판단 남아

해병대원들에게 무리한 수색을 지시해 고 채수근 상병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임 전 사단장이 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 채상병 특검 사무실에 자진 출석해 입장을 밝히는 도중 해병대 예비역연대 전우들의 진실을 밝히라는 항의를 받고 있다./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해병대원들에게 무리한 수색을 지시해 고 채수근 상병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채상병이 순직한지 3년 3개월 만이다. 임 전 사단장의 순직 사고 형사책임은 확정됐지만, 사건 수사에 대통령실 등이 외압을 행사하거나 수사기관이 진상 규명을 방해했다는 의혹은 여전히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27일 오전 업무상 과실치사상, 군형법상 명령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로 임 전 사단장이 안전조치 의무를 소홀히 해 채 상병을 숨지게 한 책임은 확정됐다. 다만 사건 수사 과정에서 임 전 사단장의 책임을 덜어주기 위한 개입이 있었는지, 그 과정에 누가 관여했는지는 별도 재판에서 다뤄지고 있다.

핵심 쟁점은 초동 수사 결과가 변경되는 과정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대통령실과 국방부 관계자들이 어떤 경로로 관여했는지다.

윤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은 채상병 수사에 외압을 가한 혐의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에서 재판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임 전 사단장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피의자로 적시된 초동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한 뒤, 해병대 수사단과 국방부 조사본부 등에 직·간접적인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장관 등은 윤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수사 결과를 변경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팀은 수사 결과 변경이 임 전 사단장을 혐의 대상에서 제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첫 공판에서 "임 전 사단장을 전혀 모르고 수사에 개입할 동기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전 대통령. /더팩트 DB

윤 전 대통령은 수사 외압 의혹 핵심 피의자였던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의혹으로도 재판에 넘겨졌지만 1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은 "윤 전 대통령에게 이 전 장관을 도피시키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대통령의 폭넓은 외교사절 임명 권한과 재량을 고려하면 수사 대상자를 대사로 임명했다는 사실만으로 범인도피 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검 측이 항소해 이 사건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과 출국 과정이 수사를 피하게 하려는 행위였는지가 다시 심리될 전망이다.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내부에서 수사를 방해하거나 관련 고발 사건 처리를 지연시켰다는 의혹도 별도 재판에서 다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오동운 공수처장과 이재승 차장, 김선규·송창진·박석일 전 부장검사의 직무유기 등 혐의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김 전 부장검사와 송 전 부장검사는 2024년 공수처 처장·차장 직무를 대리하면서 당시 수사팀의 소환조사와 윤 전 대통령·이 전 장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송 전 부장검사는 같은 해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서 임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연루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허위 증언한 혐의도 받는다.

오 처장과 이 차장은 같은 해 8월 송 전 부장검사의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접수하고도 11개월간 대검찰청에 넘기지 않아 사건 처리를 지연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오 처장 측은 신임 부장검사 임명과 결재라인 공백 해소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처리가 늦어졌을 뿐, 고의로 수사를 지연시킨 것은 아니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인사·결재 공백에 따른 지연이었는지, 고의로 직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인지가 재판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오동운 공수처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직무유기 혐의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이 밖에 경찰에 넘어간 사건 기록이 국방부로 반환되고, 해병대에 대한 압수수색 정보가 사전에 유출된 경위도 재판 대상이다.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은 압수수색 계획을 누설한 혐의로, 최주원 전 경북경찰청장과 노규호 전 수사부장은 사건 기록을 국방부 검찰단에 돌려주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의 구명로비 의혹 등을 둘러싼 국회 위증 혐의도 최종 판단이 남아 있다.

임 전 사단장은 별도로 기소된 국회 위증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2심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증언만 유죄로 인정했다. 구명로비 의혹에 연루된 이 전 대표를 만난 적 없다는 증언 등은 위증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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