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미래위)가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서 중대한 수사·기소 위법성을 발견하지 못한 진상조사단에 보완조사를 요구해 논란이다. 검찰청 폐지 이후 조사단의 법적 권한과 독립성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미래위가 특정 결론을 유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미래위는 지난 15일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보완조사를 요구했다. 조사 대상은 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사건과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의혹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 3건이다.
진상조사단은 세 사건 모두 수사·기소 과정에서 중대한 위법 사항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출범한 미래위가 약 4개월 만에 보고받은 첫 조사 결과다.
미래위는 일부 사건 관계자에 대한 대면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며 추가 조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진상조사단의 보완조사 권한과 활동의 적법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검의 진상조사단 지침을 보면 사실상 수사기구로 활동하도록 돼 있다"며 "지침 하나로 수사권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총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법무부 위원회의 지시를 받는 불법적인 수사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철우 서울중앙공소청장은 과거 특임검사 제도와 문재인 정부 당시 설치됐던 검찰 과거사위원회 관련 대검 진상조사단 등을 선례로 들며 "찬반이나 호불호를 떠나 그 자체가 불법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쟁점은 진상조사단의 설치 근거가 개별 조사행위의 적법성까지 보장할 수 있느냐다. 특히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되면서 진상조사단의 조사 권한을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는지를 두고 법적 해석이 엇갈린다.
한 공소청 검사는 "수사는 당연히 못하는 거고 조사를 하는 것 자체도 근거가 부족하다"라며 "과거 특임검사 제도는 검찰총장 지휘 하에 있는 거고, 재판이 확정된 사건에 관여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도 "특별법이나 시행령으로 법적 근거를 마련하더라도 이미 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무엇을 어떻게 보완조사하라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애초에 미래위 출범 자체부터 의도성이 다분하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진상조사단에 수사권이 없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래위의 보완조사 요구가 진상조사단의 독립적인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보완조사를 요구한 것은) 미래위의 독립성 자체가 없다는 것"이라며 "독립적인 조사를 하는 게 아니라 사실상 결론을 정해놓고 지시한 것으로, 결론을 정해주는 것과 똑같다"고 비판했다.
반면 진상조사단의 활동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공소청 검사는 검사의 수사권 폐지로 강제수사는 불가능하지만,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임의조사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조사단이 하고 있는 것은 형사 처벌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사실상 감찰"이라며 "영장을 청구하거나 강제 압수 수색을 한 적은 없고, 전부 다 임의조사만 해 왔다"라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출범 초기부터 조사 권한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7월 대북송금·대장동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홍승욱·김유철·신봉수 전 수원지검장과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입장문을 내고 진상조사단의 재판기록 확보 시도를 두고 "사법부 독립과 재판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반발했다. 대법원도 진상조사단의 재판기록 열람·등사 요청을 두 차례 불허했다.
미래위는 출범 당시 위례신도시 사건과 대장동 개발비리, 쌍방울 대북송금 등 7건을 1차 조사 대상으로 정했다. 지난 8월 백현동 개발비리, 성남FC 불법 후원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12건을 추가해 조사 대상은 19건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이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들도 포함돼 있다.
진상조사단은 남은 1차 조사 대상 4건에 대한 조사를 내달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