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중수청 반부패수사국에 이재명 대통령, 한동훈 무소속 의원,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은정 광주중수청장 등 정치권 인사와 고위공직자 관련 고소·고발 사건이 잇따라 배당되면서 향후 수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수청 반부패수사국(김정환 국장)은 최근 DMZ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고발된 이재명 대통령 사건을 배당받았다.
앞서 민경권 시민단체 대한민국주권수호본부 대표는 이 대통령과 안규백 전 국방부 장관, 강신철 국방부 장관 등 군 지휘부가 북한군의 지뢰 매설 가능성을 파악하고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며 중수청에 고발했다. 고발인은 이들의 대응이 여적·일반이적 혐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김지용 중수청장 첫 출근일인 16일 "역사적 책임감과 굳센 용기를 갖고 피아 구별 없이 신속·엄중하게, 공평무사하게 수사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법원은 지난 6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혐의 징역 7년을 확정하면서 대통령은 불소추 특권을 갖지만 수사까지 전면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딸 허위 스펙 의혹 고발 사건도 서울중수청 반부패수사국에 배당됐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지난 15일 제3자 뇌물, 증거인멸 교사, 업무방해 등 혐의로 한 의원과 배우자 진은정 변호사 등 4명을 중수청에 고발했다.
한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은 한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였던 2022년 제기됐다.
당시 한 의원 부부가 딸의 스펙을 위해 한 기업으로부터 중고 노트북을 후원받아 복지관에 기부하도록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해당 기업 임원과 진 변호사가 동문이라는 점도 의혹의 근거로 제시됐다.
딸이 해외 학술대회 논문을 대필·표절하고 봉사활동 시간을 부풀렸다는 의혹도 나왔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2023년 한 의원 부부와 딸의 봉사활동 시간 부풀리기, 논문 대필 등 의혹을 수사한 뒤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송치 결정했다.
사세행은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재차 고발장을 제출했다. 최근 한 의원이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경찰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해 딸 관련 의혹을 무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점도 이번 고발의 배경이 됐다.
조희대 대법원장도 아직 배당 전이지만 반부패수사국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시민단체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사세행)은 지난 16일 조 대법원장과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을 직권남용·업무상 배임·국고손실·허위공문서 행사 등 혐의로 고발했다. 촛불행동도 조 대법원장을 중수청에 고발했다. 조 대법원장은 업무추진비를 집행하면서 인원 부풀리기로 고가의 식대와 술값을 지불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김지용 중수청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의혹 수사 가능성을 묻자 "고발된다면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을 제기한 공익신고자가 자신의 신원을 공개했다며 박선원 의원 등을 고소한 사건도 배당됐다. 공익신고자 조모 씨는 박 의원이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의 신원을 공개했다며 박 의원과 유튜버 등 13명을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했다.
김 중수청장이 검찰 재직 당시 한 의원의 처남인 진동균 전 검사의 성비위 의혹을 감찰 과정에서 무마했다는 주장을 제기해 고발된 임은정 광주중수청장 사건 역시 반부패수사국에 배당됐다.
주요 사건이 잇따라 배당되면서 일선청이 실제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전날 김 청장이 임명되면서 지휘부 공백이 해소된 만큼 조직 정비를 넘어 본격적인 수사 체계 가동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공수처와의 수사 관할 관계도 변수다.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 과정에서 공수처 수사 대상 범죄를 인지하면 공수처에 통보하고, 공수처는 해당 사건을 직접 수사할지 여부를 회신하는 방식이다. 다만 중수청과 공수처가 동일 사건을 인지했을 때 어느 기관이 우선 수사할지에 대한 원칙은 별도로 살펴볼 대목이다.
공수처는 앞서 지난달 29일 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양 기관이 동일 사건을 인지한 경우의 우선수사 원칙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른 수사기관에 대한 사건 이첩 요청이나 인지통보 등 기존 절차는 있지만, 기관 간 관할이 겹치는 사건을 조정할 구체적인 기준은 과제로 남았다.
중수청이 배당 사건을 검토하면서 공수처 수사 대상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관련 절차를 밟게 된다. 다만 인지통보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우선 사건을 맡은 수사기관이 판단하며, 공수처가 중수청에 인지통보를 직접 요구할 권한은 없다.
공수처에 해당 사건들이 직접 고발됐는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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