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준영 기자] 대학병원, 의약품·의료기기 도매업체(간납사), 학교법인 간 독점이익 구조가 국민건강보험 재정과 환자에 부담을 미쳐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태조사에 나선 정부는 건강보험 영향 등을 확인 후 개선책을 낼 방침이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부 대학병원들이 학교법인과 특수관계인 간납사와 독점 거래하고, 간납사는 발생한 수익을 배당금이나 기부금으로 학교법인에 제공하고 있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경희대학교와 의약품 유통업체 백제약품 등이 공동 설립한 팜로드는 지난해 전체 매출 약 1149억원 중 약 1000억원(약 87%)을 경희의료원에서 냈다. 팜로드는 경희학원 측에 36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학교법인 한양학원은 백제약품·신성약품과 공동 설립한 에스앤비팜은 전체 매출 약 690억원 가운데 약 681억원(약 99%)을 한양대병원에서 올렸다. 조선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에서도 특정 관련 업체로의 공급 집중 사례가 제기됐다. 학교법인과 의약품 유통사, 간납사가 서로 이익을 나누는 카르텔 구조다.
특히 이러한 독점 구조가 건보 재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남 의원실에 따르면 이러한 구조를 가진 대학병원들은 대부분 건강보험공단에 상한금액 기준으로 약제비를 청구했다. 적정 이윤 이상으로 건보공단에 약제비를 청구하면 건보 재정을 악화시키고 환자 비용 부담이 커진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보건복지부에 이러한 독점 구조가 건강보험 재정과 환자 부담에 미친 영향을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보험급여 청구와 연결되는 의약품·치료재료 거래에서 불필요한 유통비용이 건강보험 재정과 환자 부담에 미친 영향을 확인해야 한다"며 "실제 매입가격과 병원 납품가격, 청구가격을 대조하면 불필요한 유통비용이 건강보험과 환자에게 떠넘겨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철저한 조사로 의약품과 의료기기 거품을 제거할 수 있는 유통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제 거래가격을 확보해 건강보험 재정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고, 부당청구가 확인되면 환수 조치를 해야 한다는 요구다.
특히 "정부와 국회가 기존 형식적 지분율 규제가 아닌 실질적 지배, 이해충돌, 독점 공급계약과 부당이익 환류를 차단하는 법·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대학병원 의료제품 납품 독점 구조에 대한 현황 파악에 나섰다. 현재 실태조사를 진행중으로 오는 12월 조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대학병원 뿐 아니라 일부 대형병원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간납사 지분 구조, 건강보험 청구액 현황 등 실태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같은 독점 구조는 대학병원 뿐 아니라 중견 규모 병원들에도 있다"며 "건보 재정과 환자 부담 영향을 해결하기 위해 간납사와 학교법인, 병원이 적정 마진을 넘는 이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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