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무죄' 판사가 오세훈 운명 좌우…2심 결론 주목


후원자→명태균 비용 지급 내역 존재…'대납 인식' 입증 쟁점
김건희 대법 사건엔 '정치자금' 법리 판단 변수될 듯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무상 여론조사 제공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같은 재판부가 심리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사건 결론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명태균 씨의 무상 여론조사 제공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같은 재판부가 심리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사건 결론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지난 7일 윤 전 대통령과 명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명 씨가 제공한 여론조사 결과를 정치적 조언이나 도움을 위한 수단·근거의 일부로 보고,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재산상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 씨 사이에 여론조사를 실시하거나 무상 제공하기로 의뢰·협의하는 등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1심이 반복된 여론조사 제공과 이들의 정치적 관계 등을 토대로 묵시적 합의를 인정한 것과 다른 판단이다.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한 형사7부는 오는 23일 오 시장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도 선고한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에게 총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강철원 당시 비서실장을 통해 후원자 김한정 씨에게 비용 3300만원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이 가운데 5회, 약 2100만원 상당의 대납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오 시장에게 시장직 상실형인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조사 실시 시점과 김 씨의 입금 시점, 오 시장 측이 공표 전 조사 결과를 받아본 정황 등을 종합한 판단이었다.

두 사건 모두 명 씨 진술의 신빙성과 여론조사 의뢰 여부를 다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윤 전 대통령 사건은 무상 여론조사 제공이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에 해당하는지와 이를 둘러싼 당사자 간 의사 합치가 쟁점이었다.

반면 오 시장 사건은 김 씨와 명 씨 사이 실제 비용 지급 내역이 확인된 상황에서,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 대납을 요청했거나 이를 알았는지가 핵심이다.

실제 송금했다고 오 시장의 관여가 바로 증명되는 것은 아니지만, 조사 의뢰 경위와 조사 결과 전달 시점, 관련자 사이 연락 내역 등 간접증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가 유무죄를 가를 전망이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무죄 판결만으로 오 시장에게도 같은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단정하기는 쉽지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직 부장판사는 "재판부가 같아도 법원은 각 사건의 공소사실과 증거관계를 토대로 판단하는 만큼, 윤 전 대통령의 무죄 선고가 오 시장 사건 결론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2심 선고공판은 오는 23일 오후 2시 열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무상 여론조사 제공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같은 재판부가 심리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사건 결론에 관심이 쏠린다./이새롬 기자

김건희 여사의 상고심에는 윤 전 대통령 항소심 판단이 법리상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명 씨에게서 약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따로 기소됐다.

1·2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1·2심은 명 씨가 자신의 영업활동이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여론조사를 일방적으로 제공했을 가능성을 들어, 무상 제공에 관한 협의나 의사 합치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 항소심 판단과 사실상 궤를 같이 한다.

현재 김 여사 사건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심리중이다.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사건에 대한 첫 전원합의기일을 열었다.

당초 이 사건은 지난 7월16일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에서 선고할 예정이었으나, 같은 혐의로 윤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자 특검팀은 선고기일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법원은 특검팀 선고기일 변경 신청을 받아들여 같은 달 24일로 연기했으나, 선고를 하루 앞두고 사건을 전합에 부쳤다.

윤 전 대통령 항소심이 여론조사 결과를 재산상 이익이 아닌 정치적 이익으로 판단한 만큼, 정치자금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지가 전합 심리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 여사 측은 윤 전 대통령 항소심 판결문을 담은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 사건도 특검 측 상고가 예상되는 만큼, 두 사건의 법리 판단은 향후 대법원에서 함께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김 여사 사건은 이미 전원합의체 심리가 진행 중이어서 두 사건의 결론이 같은 시점에 나올 가능성이 높진 않다.

김 여사의 구속기한인 오는 31일 안에 대법원이 결론을 낼지도 변수다. 구속기한 내에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별도 사건의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는 한 김 여사는 석방된 상태에서 상고심 선고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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