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법 대격변 D-10…장관·총장·청장 아무도 없다


법무장관 후보자 낙마에 검찰총장 1년 넘게 공석
공소청·중수청 출범까지 11일…중수청장도 인선 지연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이 당장 다음 주로 다가왔지만 핵심 지휘부는 여전히 빈자리다. / 더팩트 DB

[더팩트 | 김해인 기자]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이 당장 다음 주로 다가왔지만 핵심 지휘부는 여전히 빈자리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인선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고, 검찰총장은 1년 넘게 공석이다. 중수청장 후보자 역시 추가 검증에 발목이 잡히면서 새 형사사법체계가 핵심 수장 공백 속에서 출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다음 달 2일부터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수청이 출범한다. 검찰이 맡아온 수사와 기소 기능을 분리해 공소청은 기소·공소유지를, 중수청은 부패·경제범죄 등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구조다.

그러나 제도 시행을 불과 11일 앞둔 현재 법무부 장관부터 검찰총장, 중수청장까지 주요 지휘부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법무부 장관 자리는 지난달 26일 정성호 전 장관이 퇴임한 뒤 공석이다. 후임으로 지명된 김승원 후보자가 지난 19일 자진 사퇴하면서 새 장관 후보자를 찾는 절차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새 후보자가 지명되더라도 국회 인사청문회 등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공소청 출범 전 장관 취임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장관 공백은 공소청장 인선 절차에도 변수로 작용한다. 현재 검찰총장 역시 지난해 7월 심우정 전 총장이 퇴임한 뒤 비어 있다. 구자현 대검찰청 차장이 직무를 대행해왔지만 사의를 표명하면서 현재는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대행의 대행' 역할을 맡고 있다.

다음 달 2일 출범하는 공소청의 수장은 법률상 '검찰총장'으로 규정된다. 현재의 검찰총장 공백은 검찰청 폐지와 함께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새 공소청의 초대 수장 인선 문제로 이어지는 셈이다.

문제는 인선 절차도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자를 추천하고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장관이 공석인 데다 후보추천위도 아직 구성되지 않았다. 공소청 출범일까지 정식 수장을 임명하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정이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를 마친 뒤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김성렬 기자

중수청 역시 초대 청장 인선이 지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김지용 변호사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했지만, 과거 검찰개혁 관련 입장 등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추가 검증에 들어간 상태다. 국회 인사청문요청안 제출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장 인선뿐 아니라 출범을 위한 조직 정비도 끝나지 않았다. 법무부는 지난 4일 공소청 직제안을 입법예고했지만 '사법통제부' 명칭과 검사 정원 등을 둘러싸고 수정·보완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직제안과 검사 정원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출범을 앞두고 조직의 기본 틀을 다시 손보는 상황이다.

중수청도 인력 확보와 조직 구성 작업이 진행 중이다. 검찰청 소속 검사·수사관을 대상으로 한 1차 특례 임용에는 당초 2375명이 신청했지만 600여 명이 철회해 최종 신청자는 1761명으로 줄었다. 행정안전부는 전날까지 2차 특례임용 절차를 진행, 출범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기관 간 업무 조율도 과제다. 기존 검찰이 수사하던 사건은 원칙적으로 경찰이나 중수청 등 소관 수사기관으로 넘겨야 한다. 중수청과 경찰·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겹치는 경우도 있어 중복수사나 사건 이첩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법정 출범일은 '10월 2일'로 정해져 있지만 이를 준비하고 지휘할 인적·조직적 기반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 법무부 장관 인선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가운데 검찰총장 공백은 장기화하고 있고, 중수청장 인선도 지연되고 있다.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가 법률에 따라 시행되는 것과 별개로, 실제 제도가 현장에서 작동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이끌 책임자와 구체적인 업무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출범일은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휘부 인선과 세부 준비는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새 형사사법체계가 사실상 '개문발차'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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