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9기] 이승로 성북구청장 "정비사업 권한 이양, 합리적 방법 찾아야"


성북 최초 3선 구청장…138개 정비사업 속도
구청장협의회장 맡아 자치구 권한 확대 추진
강북횡단선 재추진·생활 인프라 확충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인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3일 서울 성북구청 집무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민선 9기가 시작됐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 지 31년이다. 지방자치는 뚜렷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한편 서울은 주거 문제를 비롯해 복지 수요 증가 등 민생 현안이 첨예해지고 있다. 6월 지방선거 결과 탄생한 3선 4명, 재선 8명, 초선 13명의 서울 구청장들에게 앞으로 4년의 구상을 들어본다.<편집자주>

[더팩트 | 김명주·문화영 기자] "무조건 권한을 달라는 게 아닙니다. 서울시와 합리적인 방향을 찾아야 합니다."

성북구 최초 3선에 성공한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지난 3일 성북구청장 집무실에서 진행한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민선 9기 최우선 과제로 도시정비사업의 속도와 완성을 꼽았다. 동시에 민선 9기 첫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으로서 서울시와 자치구 간 정비사업 권한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데 힘을 싣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성북구에서는 138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구청장은 민선 8기부터 주거정비신속추진단을 꾸려 주민 컨설팅을 진행하고 갈등조정위원회를 통해 조합·시공사 간 분쟁 조정에도 나섰다. 민선 9기에는 장기간 정체되는 사업 절차를 줄이고 정비사업으로 확보한 기반시설을 주민 삶의 질 향상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구청장협의회장으로서는 500세대 이하 소규모 정비사업의 정비구역 지정 권한 위임과 정비계획의 경미한 변경 범위 확대 등 자치구 권한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에 힘을 싣는다. 다만 권한을 일괄적으로 자치구에 넘기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 서울시가 도시계획의 컨트롤타워로서 가이드라인과 관리·감독을 맡고 그 범위 안에서 자치구가 현장 상황을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역할을 나누자는 취지다.

도시정비와 함께 교통과 생활 인프라 개선도 민선 9기 주요 과제로 꼽았다. 강북횡단선 재추진, 마을버스 노선 조정 등을 진행하고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집 가까운 곳에서 돌봄·문화·교육을 누릴 수 있는 생활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이 구청장이 그리는 성북은 '멀리 가지 않아도 일상에서 필요한 것을 누릴 수 있는 도시'다. 주거 중심 도시의 특성에 맞춰 집에서 5~10분 거리 안에서 도서관과 공연, 문화·여가를 즐기고 가족과 주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확충해 지역 안에서 생활과 휴식이 모두 가능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인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3일 서울 성북구청 집무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

-성북구 최초 3선 구청장이 됐다. 당선 소감과 민선 9기 구정 운영 각오는.

당선의 기쁨보다 부담이 더 크다. 민선 7·8기가 주민들과 아이디어를 만들고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었다면 민선 9기에는 이를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 아침 청소와 현장구청장실 등 현장 소통을 이어온 만큼 초심을 잃지 않고 주민들과 약속한 성북의 모습을 하나씩 완성하겠다. 지난 8년간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온 사업들을 임기 내 실제 성과로 보여드리려고 한다.

-임기 내 가장 중점을 둘 사업과 이루고 싶은 변화는.

가장 큰 것은 도시정비사업이다. 성북구에는 138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민선 8기에는 주거정비신속추진단을 만들고 정비사업이 예상되는 지역을 직접 찾아가 주민들에게 어떤 방식이 적합한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등을 설명했다. 조합과 시공사 사이에 공사비 문제로 갈등이 생기면 전문가를 투입해 조정하기도 했다.

도시정비사업이 많은 만큼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 정비사업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확보되는 기반시설과 개발이익을 다시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도서관과 복지시설, 돌봄시설, 문화시설 등을 함께 만들어 도시의 변화가 주민 삶의 변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

-민선 9기 첫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이 됐다. 협의회에서도 500세대 이하 정비구역 지정 권한 위임 등 자치구 권한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데.

재개발이 15년, 20년씩 걸리는 기존 방식을 줄여보자는 취지다. 경미한 사항까지 서울시가 모두 결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문제의식이다. 그렇다고 모든 권한을 자치구에 넘겨달라는 것은 아니다. 저희도 모든 권한을 받으면 부담스럽다. 서울시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경관이나 고도, 일조권처럼 서울 전체 차원에서 조정해야 할 문제도 있다. 그 기준 안에서 자치구가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을 나누자는 것이다.

-이 문제를 놓고 서울시와 이견도 있었다.

서울시와 일부러 다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문제로 갈등이 길어지면 결국 피해를 보는 사람은 주민이다. 서울시에서 더 좋은 방식을 제시한다면 그것도 검토하면 된다. 서로 합리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찾자는 것이다.

-협의회장으로서 자치구 간 협력과 서울시와의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갈 계획인가.

한 자치구의 요구만 가지고 서울시에 이야기해서는 힘을 얻기 어렵다. 앞으로 협의회에서 안건을 논의하려면 25개 자치구 가운데 적어도 3분의 2인 17개 구 이상의 동의를 받도록 할 생각이다. 그 정도 공감대가 있다면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 전체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공통 현안은 우선 서울시와 협의하고 조례를 고쳐야 한다면 서울시의회와 논의하겠다.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안은 중앙정부와 국회에 의견을 전달할 것이다. 과거처럼 건의한 뒤 '어렵다'는 답을 듣고 끝내는 방식으로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인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3일 서울 성북구청 집무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도시정비와 함께 풀어야 할 성북의 과제는.

교통이 급선무다. 내년 동북선 개통과 함께 강북횡단선 재추진을 끝까지 챙기겠다. 성북을 비롯한 동북권에서 양천·목동 등 서남권으로 이동하려면 1시간 이상 걸린다. 대중교통은 이동수단이면서 동시에 '교통 복지'다.

강북횡단선 재추진 서명운동에는 25일 만에 28만명이 참여했다. 성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권 균형발전의 문제라는 뜻이다. 마을버스도 정류장 이전이나 노선 연장, 증차처럼 주민 생활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자치구가 현장에 맞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서울시와 찾아야 한다.

-정비사업과 교통 외에 주민 삶의 질은 어떻게 높일 계획인가.

성북은 고령화가 진행되는 동시에 정비사업으로 신혼부부와 아이들이 새롭게 유입되는 지역이다. 아이들을 위한 키움센터와 도서관, 어르신을 위한 돌봄과 복지시설이 모두 필요하다. 어르신 복지시설과 데이케어센터, 아동 돌봄시설 등을 한 공간에 담는 '복지타운'도 확충해 나가겠다.

문화도 성북의 중요한 경쟁력이다. 한예종과 한양도성, 성북동의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하고 종로에서 성북을 거쳐 강북·도봉·노원으로 연결되는 문화관광벨트도 구축하고 싶다. 주민들이 멀리 가지 않아도 지역에서 문화와 여가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민선 9기, 구민들과 함께 어떤 성북을 만들어가고 싶나.

성북에는 10만명이 넘는 등록 자원봉사자가 있다. 평범한 주민뿐 아니라 변호사, 의사, 문화예술인 등 다양한 주민들이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지역을 위해 내놓고 있다. 행정의 인력과 재정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이런 주민들의 역량을 행정과 연결하는 시스템을 민선 9기에 더 체계적으로 만들고 싶다.

지금까지 주민들과 함께해 온 것처럼 끝까지 같이 가고 책임지겠다. 성북에 정착한 주민들이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살아보면 성북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

◆이승로 성북구청장 프로필

△1960년생 △고려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석사 △성북구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사무부총장 △서울시의원 △문재인 대통령 후보 선대위 조직본부장 △민선7·8·9기 성북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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