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준영 기자] 내년 건강보험료율이 올해와 같은 7.19%로 동결된다. 내년에는 희귀질환·중증난치환자에 대한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이 10%에서 5%로 낮아진다.
보건복지부는 8일 열린 제1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을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역가입자의 재산보험료부과점수당 금액도 올해와 같은 211.5원으로 결정했다.
복지부는 건강보험료율 동결 이유로 "최근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건강보험 보장 혁신방안 등 추진에 따른 지출 소요를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현재 건강보험 재정은 최근 5년간 당기수지 흑자, 준비금 3.5개월분 보유 등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점, 내년도 정부지원이 약 1조1000억원 증액된 점, 최근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인해 보험료 수입 증가가 기대되는 점 등을 종합 고려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국민들이 납부하신 보험료가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지출효율화 과제를 적극 발굴·추진하겠다"며 "이를 통해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희귀·중증난치질환 등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민사회에서는 정부가 건강보험 법정 국고지원의무 비율 20%를 이행하지 않은 채 국민 건강보험료율만 높이면 안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등은 건강보험 재정 지속성과 보장성 확대를 위해 건강보험료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법적으로 2007년부터 해당 연도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을 건강보험공단에 지원해야 하지만 매년 법정지원율을 안 지켰다. 정부가 법적 기준대로 지급하지 않은 금액은 23조원을 넘었다.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이 법으로 정해진 건강보험 재정 국고지원율을 지키지 않는 상황을 수정하겠다고 공언했지만 40여일 후 나온 내년 예산안에서도 법정지원율을 지키지 않았다. 지난 1일 보건복지부가 밝힌 내년 예산안을 보면 2027년도 건강보험 국고지원액은 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수준을 지원해야 하지만 14.4%에 그쳤다.
이에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내년 예산안에서) 국고지원을 0.4%포인트, 약 1조100억원 증액했다"며 "이 부분은 정부가 앞으로도 계속 국고 지원을 증액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한꺼번에 다 증액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재정당국과도 충분한 협의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앞서 건강보험료율은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으로 7.09%로 동결됐다가 올해 3년 만에 1.48% 인상됐다.
◆ 희귀·중증질환자 본인부담률 10%→5%…치아 없는 어르신 임플란트 지원
이날 건정심에서는 희귀·중증질환자 본인부담률, 치아 없는 어르신 대상 임플란트 지원 등이 담긴 '건강보험 보장 1단계 혁신방안'도 의결됐다.
정부는 희귀질환과 중증 난치질환 환자 136만명 대상으로 현재 10%인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을 5%로 단계적으로 낮춘다. 올해 12월부터 7%로 경감하고, 내년 상반기 5%로 더 낮춘다.
이를 통해 희귀·중증난치질환자 약 136만명의 건강보험 본인부담이 기존 연평균 75만원에서 53만원(2027년)∼39만원(2028년)으로 약 22만∼36만원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희귀·중증난치질환자가 산정특례를 재등록할 때 필요한 검사 절차는 간소화한다.
기존에는 희귀질환 1389개와 중증·난치질환 234개 중 312개 질환자 약 34만명은 재등록 시 임상진단 외에 별도의 검사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검사 결과가 없더라도 임상진단과 치료이력을 고려해 재등록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올해 12월 62개 질환, 내년까지 146개 질환의 재등록 기준 개선을 완료하여, 불필요한 검사 없이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치아가 없는 65세 어르신에게 임플란트 2개를 건강보험으로 지원한다. 현재는 치아가 있는 경우만 임플란트 지원 대상이다. 어르신 약 7만명에게 1인당 228만원의 의료비가 지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존에 건강보험으로 완전틀니를 지원받은 완전 무치악 환자는 틀니를 지원받은 지 7년이 지난 이후부터 임플란트를 지원한다.
소아·청소년 대상 ‘광중합형 복합레진’ 지원 연령을 기존 5세 이상 12세 이하에서 5세 이상 13세 이하로 상한 연령을 확대한다.
루게릭 등 중증근육성희귀질환 전문병원에 대한 지원 확대도 검토한다. 중증희귀질환자 진료, 공공 기능, 간병 등을 고려하여 별도 추가 보상 방안 마련을 검토할 계획이다.
자가 배뇨가 불가능한 신경인성 방광 환자의 배뇨에 필요한 자가도뇨카테터 지원도 확대한다.
또한 정부는 12월부터 1형과 2형 당뇨병 유형과 관계 없이 췌장장애 수준의 중증 당뇨병, 췌장장애 수준은 아니어도 췌장기능이 상당히 저하된 췌도부전 수준의 중증 당뇨병 환자는 모두 지원한다.
현재 건강보험은 제1형 당뇨병 환자에 대해 재택 치료·관리를 위한 인슐린자동주입기, 연속혈당측정기를 지원한다. 의사가 1형 환자 재택 모니터링을 할 경우 건강보험 수가를 추가로 지원한다. 하지만 이런 혜택은 동일한 중증도 수준인 2형 당뇨병 환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아 2형 환자는 인슐린자동주입기나 연속혈당측정기를 전액 본인부담으로 구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인슐린 자동주입기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본인부담을 낮춘다. 현재 인슐린 자동주입기는 19세 미만은 90%를 지원하고, 19세 이상은 70%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는 췌장장애의 경우 연령에 관계없이 기준금액의 90%를 지원한다. 그리고 중증 당뇨병 환자에 대한 연속혈당측정기의 본인부담률을 현행 30%에서 10~20%로 인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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