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2000만원 어디서 들었나" 오세훈 후원자 "거짓말 한다"


오 시장 측근 정모 변호사 메모 놓고 공방
11일 김종인 증인신문…내달 2일 최종변론 예정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관련 항소심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현장풀)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항소심에서 '2000만원'을 놓고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과 오 시장 후원자 김한정 씨가 충돌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부장판사)는 4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과 강철원 전 부시장, 김 씨의 항소심 속행 공판을 열고 김 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오 시장 측 변호인은 이날 오 시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모 변호사의 면담 메모에 등장하는 2000만원의 경위를 김 씨에게 물었다. 정 변호사의 메모에는 김 씨가 두 차례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2000만원가량을 송금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적혔다.

<뉴스타파>는 2024년 11월22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최측근이자 스폰서로 알려진 김 모 회장이 2021년 3월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전후로 총 3300만 원을 강혜경 씨 개인 계좌로 입금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후 정 변호사가 김 씨를 만나 이 보도 내용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정 변호사가 처음부터 '2000만원을 주라고 했다는데 맞느냐'고 묻기에 '무슨 이야기냐'고 했더니 언론에 나온 내용이라고 했다"며 "그래서 더 이야기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답했다.

앞서 명 씨는 오 시장이 자신에게 정치자금법 때문에 여론조사 비용을 직접 줄 수 없어 김 씨에게 2000만원을 빌리러 간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검팀은 반대신문에서 당시 <뉴스타파> 보도에는 김 씨가 지급한 총액 3300만원만 나왔을 뿐 2000만원과 1300만원으로 구분한 내용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정 변호사가 2000만원 이야기를 먼저 꺼냈느냐"고 묻자, 김 씨는 "(정 변호사가) '2000만원 줬다고 나왔던데'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에 특검팀은 "그 누구도, 어느 언론도 2000만원과 1300만원을 따로 구분한 적이 없는 상황에서 면담했다"며 "정 변호사가 2000만원을 특정할 수 있었던 것은 오세훈 피고인이나 강철원 피고인에게 들었던 것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김 씨는 오 시장과 상의하지 않고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지급했다고 주장해왔다.

김 씨는 "제가 그 2000만원이 그날 나왔다는 것을 확인하냐"라며 "검사가 지금 거짓말한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재판부는 김 씨에게 "화내지 말고 답변만 하라"고 제지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김 씨가 조사에서는 정 변호사를 변호인 선임을 위해 만났다고 거짓 진술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씨는 "특검에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계속 만드니 일종의 방어수단이었다고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을 마치고 오는 11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어 16일 증거관계를 정리하는 등 변론 종결을 준비한 뒤 다음 달 2일 최종변론을 열 예정이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김 씨에게 비용을 대신 지급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씨는 2021년 2∼3월 강 씨 계좌로 5차례에 걸쳐 총 3300만원을 송금했다.

1심은 이 가운데 2월1일부터 18일까지 지급된 2100만원을 오 시장 측이 의뢰한 여론조사의 대가로 판단했다. 오 시장은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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