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보내줄게" 7000만원 챙긴 고교 축구감독, 1심 집행유예


후원금 현금 인출…가전제품도 법카로
재판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선고
"선수·진학지도에 대한 사회적 신뢰 훼손"

서울북부지법 형사12단독 김회근 판사는 업무상 횡령과 업무상 배임,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울 노원구의 한 고등교 전 축구부 감독 A(58)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160시간과 추징금 880만원도 명령했디.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전 고등학교 축구부 감독이 대학 입학 청탁을 대가로 학부모에게 수천만원을 받고, 학교 법인카드와 축구부 후원금을 유용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2단독 김회근 판사는 업무상 횡령과 업무상 배임,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울 한 고등학교 전 축구부 감독 A(58) 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160시간과 추징금 880만원도 명령했다.

A 씨는 지난 2018년 9월 3학년 축구선수의 학부모에게 '체육특기자로 A대에 입학할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고 현금 7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중앙대 축구부 자리가 있는데 1억원이면 될 것 같다', '1억원이면 홍익대 감독과 교수들을 작업해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게 준비할 수 있다'고 제안하며 현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지난 2018~2019년 환영회와 명절 찬조금 등 명목으로 학부모들에게 880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네받은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에서는 수수 사실 자체를 부인하다가 법정에 이르러 학부모가 자발적으로 7000만원을 두고 간 것이라고 입장을 번복해 주장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기원제와 환송회 등 행사에서는 법인카드가 사용되기 때문에 찬조금을 행사를 위한 비용으로 볼 수 없다" 판시했다.

A 씨는 지난 2017년 12월 청소기와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밥솥 등 692만원 상당의 개인용 가전제품을 축구부 운영을 위한 학교 법인카드로 결제한 혐의도 받는다.

축구부 후원금을 현금으로 인출하도록 지시한 뒤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급여와 떡값, 병원비 등에 후원금을 임의로 사용해 총 2723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개인용 가전제품 구입 등에 법인카드를 사용해 학교법인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며 "후원회 규약과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축구부 관련 학교 예산도 임의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교 축구부 감독으로 재직하면서 임무를 위배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선수지도 및 진학지도 업무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에 관한 사회일반의 신뢰도 크게 훼손돼 엄히 처벌함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2학년 축구선수의 한 학부모에게서 대회 찬조금을 받은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진술이 바뀌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A 씨가 돈을 수수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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