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법 대격변' 앞 법무·검찰 수장 공백…'대행체제' 악조건


10월 2일 검찰청 폐지 및 공소청·중수청 출범 앞둬
법무부는 장관 대행, 대검은 '대행의 대행' 체제

[더팩트ㅣ국회=남용희 기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왼쪽부터)이 4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공식적으로 물러나면서 법무부와 검찰의 수장 공백이 현실화됐다. 검찰총장 직무대행에 이어 법무부 장관까지 대행 체제로 전환되면서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을 앞둔 형사사법체계 개편 작업에도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전 장관은 전날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이임식을 열고 장관직을 마무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사직서를 수리하면서 이진수 법무부 차관이 후임 장관 임명 전까지 직무를 대행하게 됐다.

이에 앞서 정 전 장관은 지난 18일 건강 문제와 검찰개혁 관련 주요 입법이 마무리됐다는 점 등을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통령실은 엿새 만인 지난 24일 사직서를 수리했다.

검찰 역시 수장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구자현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던 중 지난달 31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국회 통과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행의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았지만 그는 현재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이에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서열상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다시 맡는 이른바 '대행의 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의 수장이 모두 공석인 상황에서 형사사법체계는 대대적인 전환을 앞두고 있다. 오는 10월 2일부터 검찰청이 폐지되고 기소와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공소청과 중대범죄 수사를 맡는 중수청이 출범한다.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도 함께 예정돼 있다.

출범까지 남은 기간은 한 달여에 불과하지만 준비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조직과 인력·예산을 정비하는 동시에 새 형사사법체계에 맞춰 각종 법령과 내부 규정도 손질해야 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4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명선거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임영무 기자

법무부의 '형사소송법 개정 후속 조치' 자료에 따르면 개정 형사소송법 등에 따라 정비 대상인 법령만 137개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검·경 수사준칙과 검·특사경 수사 준칙 등 형사소송법 관련 하위법령 3개 △대검찰청·각급 검찰청의 명칭·위치를 정한 규정과 검사 인사 관련 규정 등 조직법 하위 대통령령 11개 및 법무부령 12개 △형법·민사소송법·성폭력처벌법·스토킹처벌법 등 법무부 소관 관계 법률 61개와 관계 대통령령 50개 등이 포함된다.

법무부는 이달 말까지 관계기관 협의를 마친 뒤 관련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후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의결, 공포 등의 절차를 다음 달 30일까지 마무리한다는 일정이다. 계획대로라면 관련 법령 정비가 공소청 출범을 이틀 앞둔 9월 30일 마무리되는 셈이다.

공소청 직제 마련도 서둘러야 한다. 공소청 출범에 맞춰 기존 검찰 조직과 인력을 어떻게 재편할지 정해야 후속 인사와 업무분장, 내부 규정 정비도 가능하다.

특히 검사의 수사권이 사라지는 만큼 대검찰청의 반부패·공공수사 관련 부서나 범죄정보 기능, 과학수사 관련 조직과 인력 배치를 놓고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공소청의 본래 기능인 기소와 공소유지를 위해 필요한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릴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과 경찰, 중수청 등 수사기관 사이의 업무 범위를 구체화하는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 수사기관이 사건을 송치한 이후 공소청이 사건을 처리하는 절차부터 보완수사가 필요한 경우 각 기관이 어떤 방식으로 역할을 나눌지까지 새 제도에 맞춘 실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형사사법체계가 전면적으로 바뀌는 시점이 임박한 만큼 법무부와 검찰의 지휘부 공백이 길어질 경우 주요 현안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과 조율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이미 상당 부분 실무 작업이 진행된 만큼 차관과 각 부서 중심의 대행 체제로도 예정된 개편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결국 관건은 남은 한 달여 동안 법령과 조직·인사, 예산 및 사건 처리 절차 등 후속 작업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는 것이다. 양대 수장 공백 속에서 대규모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일정에 맞춰 완성해야 하는 만큼 후임 법무부 장관과 차기 검찰 지휘부 인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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