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항 거래' 현우진 1심 무죄…"정당한 사적 거래"


"형사처벌은 최후의 수단, 모든 행위 처벌할 순 없어"

현직 교사들에게 문항을 제공받고 수억 원을 지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수학 강사 현우진 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 | 정예은 기자] 현직 교사들에게 문항을 제공받고 수억 원을 지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수학 강사 현우진 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현 씨가 현직 교사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문항을 거래한 사적 영역의 계약이라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26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 씨와 현직 교사 2명, 교재개발업체 직원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의 쟁점은 현직 교사들과 현 씨 사이의 문항 거래가 적법한 '지식 서비스 구매 행위'로 볼 수 있는지였다. 재판부는 현 씨가 지급한 대가가 문항 공모에서 선정된 일반인 등에게 지급된 대가와 비슷한 수준이며 교사들이 현 씨에게 제공한 문항을 학교 시험 출제에 활용하지 않았다며 정당한 거래 행위로 평가했다.

재판부는 "현직 교사들은 문항 당 평균 13만7000원에서24만1000원 사이의 대가를 받았고, 이는 전문 업체나 일반인 중 공모에서 선정된 이들에게 제공된 것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이라며 "현직 교사들이 소속 기관장에게 겸직 허가를 받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들의 거래 행위를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처벌할 순 없다"고 했다.

이어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외부강의에 관한 사례금이나 사적 거래 채무이행에 따라 취득한 대가는 적법한 것으로 본다"며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고 형사처벌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므로 도덕·윤리적으로 부적절한 측면이 있더라도 모든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교사들이 현 씨에게 받은 돈은 문항 제공에 따른 정당한 대가로 청탁금지법 8조 3항 3호에서 규정하는 '수수금지의 예외 품목'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현 씨는 지난 2020년 3월부터 2023년 5월까지 현직 교사들에게 수학 시험 문항을 제공받는 대가로 합계 4억2100만 원을 지급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현 씨 측은 줄곧 "학생들에게 양질의 문제를 제공하기 위해 정당한 계약을 체결했고, 문항을 제공한 선생님들도 학교 시험에 출제된 문제와는 무관한 문항을 제공했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해 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현직 교사들 역시 "겸직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 공무원법 위반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관행으로 여겨지는 문항 거래가 청탁금지법 위반이라는 건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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