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불합리한 대출 규제를 현실화하고 전월세 시장을 정상화하는 것, 그것이 정부가 당장 해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21일 오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년의 절박함을 정책 실패의 방패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청년들에게 진정성을 보이고 싶다면 허황된 계획부터 마구 던지고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지금 작동할 수 있는 주거 사다리부터 복원하라"고 적었다.
그는 "정부는 청년을 위해 용산공원 일부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며 이미 훼손된 부지만 활용하면 된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그곳은 '훼손된 부지'가 아니라 '공원 예정지'다. 미군기지 반환 후 전체를 대규모 녹지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것이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을 통해 국민과 한 약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2년 대선 당시 '용산공원을 뉴욕의 센트럴파크에 버금가는 자연 속 휴식과 문화의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공약한 이재명 대통령께서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정부는 이런 사실마저 호도할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청년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직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어제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청년들에게 시급한 것은 언제 실현될지 모르는 불투명한 계획이 아니라 당장 이용할 수 있는 주거사다리라는 점을 분명히 강조했다"며 "내 집 마련의 소중한 사다리가 되어 주고 있는 디딤돌대출은 현재 서울의 주택 가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주택 가격 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대출한도를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청년미래보금자리론도 아파트까지 대상을 확대하고 대출한도를 6억원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지원제도는 청년에게 없는 제도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신혼부부를 위한 '미리내집' 공급 확대 규제 완화도 언급했다. 오 시장은 "미리내집은 최고 경쟁률 759대 1을 기록할 만큼 수요가 높지만 현행 규정상 기존 장기전세주택 물량의 50% 이내에서만 공급할 수 있다"며 "서울시가 공급 물량을 자율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미 준공된 청년안심주택의 입주 지연부터 해소하는 것도 시급하다"며 "보증보험 문제로 입주하지 못하는 사업장이 없도록 HUG의 보증심사와 리츠 설립 승인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눈앞의 어려움부터 해결하는 것이 청년 주거 문제를 푸는 가장 현실적인 길"이라며 "언제 착공할지, 몇 가구를 공급할지조차 정해지지 않은 용산공원에 청년의 미래가 달린 것처럼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 주거 문제 해결에 '한 방'은 없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공급만이 답"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취임 이후 약 3만호의 '청년안심주택'이 준공됐다며 향후 임기 내 1만 7000호가 더 공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서울형 새싹원룸', '디딤돌주택', '바로내집' 등 청년주택은 2030년까지 모두 7만 4000호가 공급될 계획"이라며 "'미리내집'도 2024년 7월 이후 약 6600호가 공급됐으며 이 역시 2030년까지 2만호 공급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청와대도 정부도 용산공원 주택 공급이 단기간에 실현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며 "그런데도 이를 마치 청년 주거의 유일한 해법인 것처럼 내세우는 것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정치적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청년의 절박함을 정책 실패의 방패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에게 진정성을 보이고 싶다면 허황된 계획부터 마구 던지고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지금 작동할 수 있는 주거 사다리부터 복원하라"며 "불합리한 대출 규제를 현실화하고 전월세 시장을 정상화하는 것, 그것이 정부가 당장 해야 할 일이다. 정부가 청년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서울시가 청년의 편에 서서 더 크게 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