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태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수사 보조 역할을 하는 사법경찰리(경사·경장·순경)가 독자적으로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하는 것은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며 경찰청장에 수사규칙 개정을 권고했다.
21일 인권위에 따르면 사기 혐의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은 A 씨는 "문이 개방된 채로 조사가 진행돼 내용이 유출될 수 있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조사실 문이 개방돼있던 것은 맞지만 외부인 출입이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은 없다"며 진정을 기각했다.
다만 "조사 과정에서 수사 보조 역할을 하는 순경이 독자적으로 신문을 하고 조서를 작성한 것이 확인됐다"며 "사법경찰리인 순경이 사법경찰관(경무관·총경·경정·경감·경위)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적법절차 위반으로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경찰수사규칙에 조서 작성 주체가 명확히 규정돼있지 않아 사법경찰리가 독자적으로 조서를 작성하거나 신문을 진행하는 관행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형사소송법은 경위 이상을 범죄와 증거를 수사하는 사법경찰관으로, 경사 이하는 수사를 보조하는 사법경찰리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수사규칙은 피의자나 참고인 진술 조서를 적는 주체를 사법경찰관과 사법경찰리 구분 없이 '사법경찰관리'로 규정하고 있다.
인권위는 경찰청장에게 사법경찰관과 사법경찰리의 수사 권한을 구분한 형소법 취지에 맞도록 경찰수사규칙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 2024년 4월에도 경찰수사규칙을 개정하라는 의견 표명을 했으나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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