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민주당 'TBS 정상화' 첫 발…169억 부채·재지정 '첩첩산중'


정상화 결의안 발의…재지정·재정지원 촉구
출연기관 지정해제 소송 항소…서울시 협조·부채 처리도 관건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시의원 80명 전원은 최근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 정상화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뉴시스

[더팩트 | 김명주 기자]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TBS 정상화'의 첫 발을 뗐다. 소속 시의원 전원이 결의안을 내고 출연기관 재지정과 재정지원 등을 촉구했지만 실제 지원이 재개되기까지는 출연기관 지위 회복부터 169억원에 달하는 부채 처리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20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시의원 80명 전원은 최근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 정상화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결의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민주당은 결의안에서 "제11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과 오세훈 시장은 조례 폐지와 출연기관 지정 해제라는 정치적 폭거를 자행하며 TBS를 사지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정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란을 이유로 36년간 운영된 공영방송의 존립 기반을 무너뜨렸다며 오 시장과 서울시에 책임 있는 정상화 조치를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서울시가 서울시의회, TBS와 함께 출연기관 재지정과 지원조례 제정, 재정지원 방안 등을 포함한 정상화 로드맵을 마련하고 장기간 임금체불과 고용불안을 겪고 있는 구성원들의 고용안정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현재 시의회 전체 118석 가운데 80석을 차지하고 있다. 결의안 발의에 소속 의원 전원이 참여한 만큼 상임위원회와 본회의를 거쳐 의결될 가능성이 높다. 제12대 시의회는 민주당 80석, 국민의힘 38석으로 구성돼 있다.

TBS를 둘러싼 갈등의 주요 배경에는 2016년 시작된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있다. 2021년 보궐선거로 오 시장이 취임한 뒤 TBS의 공정성과 서울시 재정지원 문제가 본격적인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후 2022년 국민의힘이 서울시의회 다수당이 되면서 TBS에 대한 서울시 출연금 지원 근거를 없애는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가 통과됐다. 당초 2024년 1월 시행 예정이었던 폐지조례는 5개월 유예된 뒤 같은 해 6월 시행됐다. 이에 따라 연간 예산의 70% 이상을 의존했던 서울시 출연금 지원도 중단됐다.

서울시는 이후 행정안전부에 TBS의 출연기관 지정 해제를 요청했고 행안부는 2024년 9월 TBS를 지방자치단체 출연기관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TBS는 서울시 출연금을 지원받던 조례상 근거와 출연기관 지위를 잃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80명 전원은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 정상화 촉구 결의안을 통해 서울시가 서울시의회, TBS와 함께 출연기관 재지정과 지원조례 제정, 재정지원 방안 등을 포함한 정상화 로드맵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뉴시스

이번 결의안 발의로 TBS 정상화 논의가 다시 시작됐지만 결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갈 길이 멀다. 서울시 출연금 지원을 복원하려면 우선 출연기관 지위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TBS 노조와 직원들은 행안부의 출연기관 지정 해제 고시를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냈지만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10일 소송을 각하했다. 법원은 지정 해제 고시가 직접 효력을 미치는 대상이 TBS 법인인 만큼 노조와 직원들에게 고시의 효력을 다툴 원고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지정 해제 처분 자체가 적법한지를 판단한 것은 아니다.

노조와 직원들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달 27일 항소했다. 불복하더라도 법원 판단이 유지된다면 별도의 출연기관 재지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

현행 지방출자출연법에 따르면 출자·출연기관 지정은 행안부 장관이 주무기관의 장과 지방자치단체장과 협의해 지정·고시하는 구조다. 시의회가 결의안을 의결하는 것만으로 출연기관 지위를 회복할 수 없는 만큼 서울시의 협조가 필요한 구조다.

불어난 부채도 풀어야 할 숙제다. TBS는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의원들의 현장 방문 당시 인건비 72억원을 포함해 총 169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3개월치 송출료와 4대 보험료 등도 미납된 상태다. TBS는 상업광고 등을 통해 자체 수입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누적된 재정난을 단기간에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출연기관 지위를 회복하고 지원 조례가 다시 마련되더라도 169억원에 달하는 부채 문제는 별도로 풀어야 한다. 서울시 지원이 중단된 기간 발생한 채무를 시 재정으로 지원할 수 있을지 등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서울시와 오 시장은 TBS 문제에 대한 논의 가능성 자체는 열어둔 상태다. 오 시장은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선 뒤 TBS 문제와 관련해 "저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시의회에서 결정할 문제인 만큼 새 분위기에서 새로운 시작할 가능성을 전혀 닫지는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오 시장이 TBS 임원추천위원회에 시장 추천 몫 위원 2명을 추천하면서 2024년 3월 정태익 전 대표이사가 물러난 뒤 장기간 공석이던 대표이사 선임 절차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TBS 정상화 여부는 출연기관 지위를 다시 확보할 수 있을지와 169억원에 달하는 누적 부채를 어떤 방식으로 해소할지에 달릴 전망이다. 향후 재지정 절차에 대한 서울시의 협조 여부와 부채 처리 방안 등이 정상화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출연기관 재지정과 행안부와의 협의 가능성에 대해 "TBS의 공영성 확보 제도화 등을 전제로 새로운 논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다만 부채 지원 문제는 지원조례 제정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sil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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