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정부가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 제도를 확대하고 있지만, 실제 직장에서는 여전히 눈치와 불이익 때문에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간한 '2025년 인구정책 심층평가-휴가·휴직 사업군' 보고서에 따르면 육아휴직 경험자들이 휴직을 결정할 때 가장 많이 걱정한 것은 소득 감소(54.6%)였다. 이어 직장 동료와 상사의 눈치(44.9%)가 뒤를 이었다.
특히 민간기업 근로자는 소득 감소(46.7%)보다 상사와 동료의 눈치(50.3%)를 더 크게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만 25~49세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이 가운데 육아휴직 경험자는 207명이었다.
제도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비교적 높았다. 육아휴직 경험자의 80.7%가 현행 육아휴직 급여 수준에 보통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
하지만 실제 사용 과정에서는 조직문화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육아휴직 의사를 밝힌 뒤 회사나 동료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63.3%에 달했다. 심리적 부담이나 미안함을 느끼게 하는 분위기, 눈치를 주는 경우가 많았으며 인사상 불이익을 암시받았다는 사례도 있었다.
복직 이후 차별이나 불이익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육아휴직 경험자 가운데 복직한 173명 중 59%가 불이익이나 차별을 겪었다고 답했다. 가장 흔한 사례는 월급이나 성과급 차별이었고, 중요 업무에서 배제되거나 원하지 않는 부서·직무로 배치되는 경우, 퇴사를 유도하는 사례 등이 뒤를 이었다.
출산휴가 역시 법적으로 보장된 기간을 온전히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출산휴가 경험자 192명 가운데 39.1%가 보장 기간을 모두 사용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중 40%는 회사 분위기 때문에, 28%는 불이익이 우려돼 전부 사용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난임휴가와 남성의 배우자 출산휴가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난임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렵거나 아예 사용할 수 없다는 응답이 70.8%였고, 실제 난임휴가 사용자 가운데 85.5%는 눈치나 불이익 등 부정적 반응을 경험했다.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남성 257명 중에서도 48.6%가 휴가를 사용하지 못했다.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불이익이 우려되거나 회사 분위기 때문에 휴가 사용을 말하기 어려웠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문화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로는 기업의 관련 제도·규정 개선(40.3%)이 가장 많이 꼽혔으며, 업무 공백에 대한 정부 지원 강화와 육아휴직을 어렵게 하는 조직문화 개선 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진은 육아휴직 제도의 외형적 수준은 크게 개선됐지만 기업의 제도 수용성과 조직문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대체인력 지원을 강화하고 기업의 인력 운용 부담을 줄이는 한편, 난임휴가와 배우자 출산휴가의 사용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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