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폭염과 휴가철을 맞아 서울 자치구들이 반려견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반려견과 함께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무더위 쉼터부터 전용 물놀이장, 휴가철 반려동물 위탁 돌봄 서비스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여기에 반려견의 문제행동을 개선하는 행동교정 교육과 산책 교육, 환경정화 활동까지 더해지면서 자치구의 반려동물 정책이 단순한 편의시설 제공을 넘어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방향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서울 각 자치구들은 반려동물과 함께 여름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비롯해 올바른 반려문화 정착을 위한 교육과 행동교정 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반려견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한 여름철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구로구는 반려견과 보호자가 함께 폭염을 피할 수 있는 무더위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구로댕냥이네 지하강의실에 마련된 쉼터는 이달 29일까지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운영된다. 반려견을 동반한 구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장인홍 구로구청장은 "폭염은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에게도 큰 위험요인"이라며 "무더위 쉼터를 통해 반려견과 보호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구로 댕냥스쿨'을 통해 반려동물 문제행동 교실과 사회화교실, 간식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동물과 교감하며 생명존중 의식을 배우는 '꿈나무 댕냥스쿨'도 운영한다.
도심에서 반려견과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마포구는 난지한강공원 반려동물캠핑장에 물놀이장을 열었다. 중소형견과 대형견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체급별 풀장을 따로 마련했으며 올해는 대형견용 물놀이장을 기존보다 확대했다. 이달 30일까지 운영되며 동물등록과 예방접종을 마친 반려견만 이용할 수 있다.
휴가철 반려동물 돌봄 공백을 줄이기 위한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중랑구는 취약계층과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우리 동네 펫위탁소'를 운영한다. 출장이나 입원, 여행 등으로 장기간 집을 비워야 하지만 반려동물을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은 주민을 위한 사업이다. 취약계층은 한 마리당 최대 10일까지, 1인 가구는 반기별 최대 5일까지 위탁 돌봄을 지원받을 수 있다.
특히 '우리동네 펫위탁소'는 서울시와 자치구가 함께 추진하는 사업으로 지난 2022년부터 운영 중이다. 지난해 17개 자치구에서 올해 영등포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로 참여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 서울시는 서울 내 취약계층 반려동물 양육 가구를 약 8만가구로 추산하고 있다.
자치구의 반려견 정책은 무더위를 피할 공간을 제공하는 데서 나아가 돌봄과 교육, 환경정화, 행동교정 등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함께 생활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줄이고 반려동물의 성향과 생활환경에 맞는 교육을 제공해 성숙한 반려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강남구는 지난달 반려인 77명과 반려견 56마리로 구성된 '댕댕플로깅 자원봉사단'을 출범했다. 반려견과 산책하면서 주변 쓰레기를 줍는 방식으로 환경정화 활동과 반려견 산책을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서울 자치구 가운데 반려견 등록수는 4만6973마리로 가장 많다"며 "해당 지역 특성을 반영해 반려인이 일상에서 부담 없이 참여하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최근 자치구에서 확대되는 분야 가운데 하나는 행동교정이다. 전문 훈련사가 직접 방문해 반려견의 생활환동과 행동특성을 살펴보고 문제행동의 원인을 분석한 뒤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구로구는 반려견의 짖음과 분리불안, 공격성 등 문제행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펫마스터'를 운영하며 강북구도 가정방문형 행동교정 프로그램 '찾아갈개'와 산책 예절 및 교감, 기본 복종훈련을 배우는 '강북 댕댕이학교'를 시행 중이다.
강남구 역시 가정방문 교육과 산책훈련, 그룹상담을 결합한 아카데미를 오는 11월까지 운영하며 평일에는 반려견 문제를 무료로 상담할 수 있는 '반려견 SOS 상담센터'도 운영한다. 성북구는 '찾아가는 반려견 교육'이 인기를 끌자 지난해 25가구에서 올해 60가구로 수혜 대상을 늘렸다.
이처럼 서울 자치구의 반려견 정책이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자치구마다 운영하는 프로그램 종류와 규모에 차이가 있는만큼 사업의 지속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인프라와 교육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고 무더운 날씨에도 반려견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활동을 찾는 반려인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단순한 일회성 행사나 편의 제공보다는 반려견의 행동을 관리하고 보호자의 책임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