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최근 서울 도심에서 발견되는 야생동물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시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산에서 내려오는 멧돼지가 대표적이었다면 이제는 한강공원의 뱀과 관악산과 청룡산 일대의 들개까지 생활권 곳곳에서 야생동물이 잇따라 목격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경기 양주시의 한 아파트에 뱀이 발견되고 여주시 하천에는 애완용으로 추정되는 악어가 출몰하는 등 서울 인근에서도 이례적인 사례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경각심도 커지고 있다.
1일 서울시 '야생동물구조센터 구조 민원현황'에 따르면 올해 1~6월 접수된 야생동물 구조 민원은 조류 1286건, 포유류 145건, 파충류 8건으로 집계됐다.
조류 가운데서는 집비둘기(303건)와 까치(290건)가 가장 많았다. 포유류는 너구리(69건), 고나리(30건), 족제비와 청설모(각 12건) 순이었으며 파충류는 구렁이(5건), 누룩뱀(2건), 남생이(1건) 등이 있다.
구조 대상은 총 79종에 달했다. 이 중 새매와 참매, 팔색조, 구렁이, 수달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야생동물도 포함돼 서울 도심의 생물다양성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시민 안전을 위한 체계적인 관리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이러한 변화를 생태계 회복의 신호로 해석하면서도 시민 안전과의 균형을 맞추는데 집중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공원과 하천, 녹지축이 지속적으로 확충되면서 야생동물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개선됐고 시민 인식과 보호정책 강화도 영향을 미쳤다"며 "반면 도시와 자연의 경계가 맞닿은 지역에서는 사람과 야생동물의 생활권이 겹치면서 시민들의 목격과 민원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심 속 야생동물이 늘어났다는 것은 서울의 자연환경이 그만큼 건강해졌다는 의미도 있지만 시민 안전을 위한 관리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생물 다양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보존도 함께 하고 있다. 특히 민원이 많은 비둘기·너구리·까마귀·멧돼지 등에 대해서는 행동요령을 제작해 홍보하고 종별 특성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는 '서울시야생동물센터'를 운영하며 야생동물 구조를 담당하고 있다. 시민에게 대응 매뉴얼을 배포하고 종별 특성에 맞춰 관리 체계를 운영 중이다.
서울시가 가장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야생동물은 여전히 멧돼지다. 지난 5월에도 마포구 아현동과 강동구 둔촌동에서 멧돼지가 출몰하면서 산 인근뿐만 아니라 도심에서도 시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현재 서울시는 북한산국립공원 저지대와 주요 이동경로를 중심으로 포획틀 184개와 차단 18.8㎞ 규모의 울타리를 설치해 도심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 올해는 출몰 예측지도를 활용해 이동형 포획틀을 운영하고 서대문·노원·은평·강북구의 주거지 인접 구간에 차단시설을 추가 설치했다. 또 자치구와 협력해 음식물 쓰레기 관리와 무단 경작 단속 등 유인 환경을 줄이는 작업도 병행 중이다.
뱀에 대해서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행동요령을 바탕으로 대응하고 있다. 기온이 높고 습한 환경을 선호하는 뱀의 특성상 폭염과 여름철이 길어지면서 출몰도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시는 뱀을 발견하면 안저거리를 유지한 뒤 119나 관계기관에 신고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자치구들도 지역 특성에 맞는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서대문구는 멧돼지 사체가 발견되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마포구는 소방과 협조해 멧돼지를 포획하고 있으며 뱀이 출몰하면 현장에서 기피제를 살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대학교 주변 들개 출몰로 몸살을 앓았던 관악구는 스마트 포획틀과 마취총 등을 활용해 개체수를 관리하고 있다. 관악구 관계자는 "올해 출몰 빈도는 지난해의 5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며 "들개는 계속 이동하기 때문에 정확한 개체수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현재 약 20마리 미만으로 추정 중"이라고 말했다.
은평구는 멧돼지가 도심에 출몰한 경우 경찰서·엽사·북한산국립공원과 함께 포획을 진행한다. 멧돼지 관련 민원은 지난해 6건, 올해 7월 기준 5건 들어왔다. 또 올해 '야생화된 들개 구조·보호 계획'을 수립하고 백련산과 북한산을 중심으로 포획을 진행하고 있다. 은평구 들개 포획 요청 민원 건수는 2024년 43건(백련산 14건·북한산 24건·기타지역 5건) 지난해 46건(백련산 12건·북한산 34건)이다.
이에 산책로·등산로 인근에 포획틀을 설치하고 민원 신고가 없더라도 유인 먹이 공급 2~3일 이후 현장으로 출동해 확인한다. 집중 포획기간도 1~3월, 10~12월로 지정했다.
은평구 관계자는 "백련산과 북한산을 주 서식지로 여러 마리씩 무리 지어 나타나고 있어 구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생활환경을 저해한다"며 "수의사·마취총전문가·수색원과 함께 대응하며 올해 들개 50마리를 포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