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든 진료 보장"···지역공공병원 확충·AI로 응급병원 선정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전략' 국민·대통령 보고
고위험 산모 담당 병원 지정, 지역거점공공병원 간병서비스

2024년 9월 15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구급대원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정부가 지역거점공공병원을 확충해 지역·필수·공공의료를 강화한다. 응급환자 발생 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구급대 이송과 적정 병원 선정을 지원한다.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내용 등이 담긴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전략'과 'AI 기본의료 전략'을 22일 청와대에서 국민과 대통령 대상으로 보고했다. 이번 추진전략은 ‘어디 살든 제대로 치료받는 모두의 의료보장’ 목표로 지역 완결적으로 필수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공공의료가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의료체계를 혁신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번 전략은 체감도 높은 정책과제를 찾기 위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여 마련했다. 지난 6~7월 시민패널 300인 대상으로 지역·필수·공공의료 관련 공론화를 실시했고 2월에는 대국민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지역·필수·공공의료 위기를 겪고 있다. 지방일수록 수도권 수준의 의료서비스 공급과 의료기관 유지에 어려움이 크다. 응급실 미수용, 소아과 오픈런 등 필수의료 공백도 심각하다. 공공의료도 부족하다. 선진국보다 민간의료 대비 공공의료 비중이 낮으며 국민의 공공의료기관 이용도 저조하다.

정부는 지역 완결적 의료공급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전국을 대진료권(5극3특), 중진료권(1개 이상의 시군구), 소진료권(시군구)으로 분류한다. 대진료권은 중증 치료, 중진료권은 중등도 치료, 소진료권은 경증 치료와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체계다.

5극3특 단위인 대진료권에서는 지방 국립대병원을 수도권 대형병원인 빅5 병원 수준으로 육성하고 지역의 상급종합병원과 중증의료 연결망을 구축한다. 국립대병원이 지역의 상급종합병원과 함께 완결적으로 고난도·중증질환에 대한 치료를 제공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1개 이상의 시군구(70개) 단위인 중진료권 경우 지역거점공공병원(지방의료원·적십자병원 41개소)을 확충·육성하고 포괄2차종합병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지역거점공공병원과 포괄2차종합병원 등 우수 민간병원이 완결적으로 고난도·중증질환 외 중등도 질환 치료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시군구 단위인 소진료권은 경증 치료와 포괄적 건강관리를 제공하기 위한 한국형 주치의를 도입하고 이를 위해 공공보건의원(가칭)으로 진료 기능을 거점화해 농어촌 의료공백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공공보건의원은 동네의원과 보건소가 함께 진료 기능을 거점화한 형태로 경증 치료와 건강관리를 제공한다.

◆ 지역·필수의료 보상 추가...최종치료 역량으로 응급센터 지정

국가지원은 지방일수록, 필수의료일수록 우대한다. 내년에 신설되는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1조2000억원을 지역·필수의료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수도권에서 멀수록 지원을 확대하고 공공의료기관을 우선 지원한다. 특히 지방정부(시도) 재량을 확대해 지역 특성에 맞는 지역·필수의료 정책을 직접 기획해 집행할 수 있는 포괄적 재정지원 기반을 구축한다.

건강보험 지역수가를 신설해 지역 내 필수의료에 대해 연 4000억원 추가 보상한다. 인구감소지역(84개 시군구) 내 종합병원 경우 입원료와 진찰료를 5% 가산하고, 비수도권 수술과 고위험 분만 등은 최고 100%까지 수가를 가산한다.

필수의료 국가책임도 강화한다. 중증응급환자에 대한 치료역량을 강화하고 이송체계를 고도화해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실 미수용을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응급의료센터 지정기준을 시설·장비 중심에서 최종치료 가능 여부로 개편하고 현행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중증응급의료센터로 개편, 확대한다. 향후 중증응급의료센터는 종전 44개소에서 올해 53개소, 2030년까지 60여개소로 비수도권 중심으로 확대한다.

응급의료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모델을 연내 전국으로 확대한다. 환자 중증도별로 적정 의료기관군을 사전에 지정하고, 특히 중증환자 이송이 지연될 경우 광역상황실이 개입해 신속하게 이송병원을 선정하거나 우선수용병원에서 안정화 처치를 제공한다.

외상의료에 대해서는 고난도·특수외상 치료가 가능한 권역외상센터를 거점외상센터로 전환하고 3년 단위로 센터 역량을 평가해 센터 지정을 정비한다. 닥터헬기를 기존 8대에서 12대로 늘리고, 장거리 이동이 가능하도록 헬기 기종을 올해 2대 교체한다. 야간 운행이 가능하도록 인력 충원 등을 지원하고 타부처 헬기(군·소방)와 공동 운영체계도 강화한다.

비수도권의 모자의료센터에 대해서는 운영비 지원 확대, 순환당직·시간제(파트타임) 등 근무 형태 다변화 허용을 통해 운영상 어려움을 해소한다. 모자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분만·신생아 전문의·전공의 등에게 특별수당 지급을 추진하고 운영성과에 따른 유인책을 강화해 인력 유입을 유인한다.

취약지부터 산모등록제를 도입해 고위험 산모는 산전진찰부터 분만, 응급상황 대응과 산후진료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공백없이 적기에 관리받을 수 있도록 사전에 담당 병원 및 모자의료센터를 지정한다. 외래 산부인과가 없는 20개 시군구에는 순회진료를 실시하고 산모가 타 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할 경우 교통비와 숙박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소아 의료에 대해서는 야간·휴일에도 외래진료를 제공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을 기존 115개소에서 153개소로 확대하고 전문의로부터 24시간 1:1 상담(아이안심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야간·휴일에 한해 소아 진료에 대해서는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도 비대면 진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중증질환을 치료하는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 지원을 강화하고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2곳 늘린다.

◆ 지역거점공공병원 지원·확대, 지역 민간병원 필수의료 집중 육성

지역 공공의료를 확대한다. 병원별 진료역량, 기반 시설 현황 등 지역 내 의료여건에 맞는 지역거점공공병원 모델을 정립하고 우수 병원으로 육성한다. 지역 내에 공공병원만 있거나 공공병원이 민간병원에 비해 우수한 경우 24시간 필수의료를 제공하고 중등도 의료수요에 대응하는 종합형으로 육성한다. 지역 내 우수한 민간병원이 이미 있는 경우 내·외과, 소아·분만 등 필수진료과목을 중점적으로 제공하는 필수의료 집중형으로 육성하거나, 재활이나 취약지 진료 등에 특화한 기능특성화형으로 육성한다.

이러한 지역거점공공병원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중환자실 등 핵심진료시설과 첨단장비를 완비하고 필요시 신·증축을 통해 인프라 현대화를 지원한다. 재택의료 등 특성화 기능 수행에 필요한 장비나 시스템을 지원하고 공공보건사업 수행 등에 대해서도 보상을 확대한다.

비수도권의 지역거점공공병원에서는 지역 내 높은 고령화 추세를 고려하여 병원 전체, 모든 병동에서 간병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보호자나 사적 간병인 없이 환자가 안심하고 입원하고 가족의 간병 부담도 덜어준다는 목표다. 지역 내 인구가 적어도 필수·공공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성과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을 활용해 보상한다.

사진은 2023년 5월 30일 서울 도봉구의 한 병원에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관련 비대면진료 실행 과정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 일차의료 인공지능 전환, AI로 응급병원 선정

정부는 지역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AI 활용 계획도 밝혔다. 의료 취약지의 부족한 의료진과 보건소 역량을 보완할 수 있도록, 전국 보건소·보건지소 등 지역보건의료기관에 진료·행정·건강관리를 보조하는 AI 패키지를 내년부터 도입한다. AI 솔루션들은 지역보건의료정보시스템과 연계돼 의료진이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AI 패키지는 영상판독 보조, 의무기록 자동 생성 등 진료보조 AI 패키지와 만성질환 관리, 건강기록 기반 질병 예측 등 건강관리 AI 패키지가 있다.

취약지에 있는 필수 진료과목 의원에는 ‘일차의료 AX 바우처’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취약지 거주 주민들도 AI 기반의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섬이나 산간지역 등 의료진 부족 지역은 재택 방문간호사가 AI를 활용해 원격지 의사와 함께 보다 정확한 비대면 협진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과 연계한 만성질환 관리 등은 AI를 활용해 환자 문진 결과를 자동으로 요약하고,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자 한다. 생성형 에이전트(Agent) 기반으로 지역 의료수요를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해 고령화 등 인구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구급차가 환자를 받아줄 병원을 찾지 못하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구급대 이송부터 적정 병원 선정까지 실시간으로 AI를 활용하는 ‘응급 통합 AI 플랫폼(가칭)’ 실증·확산을 추진한다. 응급 통합 AI 플랫폼은 AI 기반 지역완결 스마트 응급환자 이송시스템으로 개발한다. 소방청119 구급 스마트 시스템과 중앙 응급의료 정보망과 연계를 추진한다.

의식이 없는 응급환자가 자신의 정보열람에 대한 의사결정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사전 동의가 된 가입자에 한해 응급의료진이 '나의 건강기록(PHR)' 열람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구급일지·간호 초기 평가 등 응급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응급환자를 모니터링하고 병원 자원의 효율적 배정을 돕는 ‘응급실 특화 임상 의사결정 지원시스템’도 개발한다.

실시간 이송 정보와 병원별 배후 진료역량을 평가·분석해 전국 어디서든 적정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응급의료 정보망’을 고도화한다. 이를 위해 통합형 응급의료 정보 서식을 기반으로 119 구급상황 센터-중앙응급의료센터-응급의료기관 간 실시간 정보교류 체계를 구축한다.

또한 정부는 병원을 옮길 때마다 광디스크(CD)로 의료영상을 복사하고 중복 촬영이 빈번했던 불편을 없애기 위해 '나의 건강기록(PHR)'을 기반으로 병원 간 진료정보를 공유할 방침이다. PHR은 여러 병원에 흩어진 나의 진료 정보를 한 번에 조회·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열악한 재정 여건으로 AI 전환에 한계가 있던 지역 공공병원은 최첨단 AI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공공의료AI 고속도로(가칭)'에 연결할 예정이다. 공공의료AI 고속도로는 영상판독, 의무기록 생성, 환자 의뢰서 요약 등 다양한 의료 AI를 탑재한 중앙 플랫폼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권역(3개)-지역(6개) 책임의료기관을 시작으로 2029년까지 권역(17개)-지역(55개) 책임의료기관 72개소 전체를 공공의료AI 고속도로에 연결한다.

노후된 지역 공공병원의 전산시스템은 최신 시스템으로 교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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