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 미제 의혹을 수사하는 권창영 특별검사팀(종합특검)이 최대 수사 기간을 모두 소진한 뒤 법 개정을 통해 한 번 더 활동기간을 늘렸다. 출범 이후 다섯 달 동안의 구속영장 발부율이 38.9%에 그쳐 성과가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추가로 확보한 한 달이 막판 반전의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22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주도로 종합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위한 특검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종합특검이 지난 1일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게 수사 기간 3차 연장을 허용해달라는 내용의 특검법 개정을 요청서를 낸 지 20일 만이다.
기존 종합특검법상 기본수사일은 90일이며, 30일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었다. 지난 2월 25일 출범한 종합특검은 당초 이번 주 금요일인 오는 24일 수사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종합특검은 현재까지 총 18건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중 7건이 발부되고 11건이 기각되며 발부율은 38.9%에 그쳤다. 특히 법원은 영장 기각 사유로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 '범죄 혐의에 법리적으로 다퉈 볼 여지가 있다' 등을 잇달아 들었다.
앞서 수사를 마친 내란특검의 영장 발부율은 53.9%, 김건희특검은 68%였다는 점에서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영장 발부가 곧 유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속수사를 위한 신병 확보 과정에서 법원을 설득하지 못한 사례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수사 성과를 둘러싼 논란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소 성과도 다소 부진하다. 종합특검은 현재까지 피의자 8명을 재판에 넘기는 데 그쳤다. 12·3 비상계엄 당시 내란 가담 혐의를 받는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합참 관계자 4명과 대통령실 관저 이전 의혹 관련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관계자 4명을 기소했다. 그 외 주요 의혹 사건에서는 아직 기소가 이뤄지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군형법상 반란 혐의 적용 여부를 비롯해 '노상원 수첩'에 담긴 계엄 사전 모의 의혹, '내부 고발자'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뀐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계엄 가담 의혹 등 굵직한 수사가 남아 있다.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추가로 확보한 수사기간에 남은 사건들의 공소제기 여부와 핵심 의혹의 실체 규명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아직 핵심 피의자에 대한 첫 조사 단계인 사건도 있다. 종합특검은 이날 김건희 여사를 불러 대통령실 관저 이전 의혹을 조사한다. 오는 23일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사업 백지화 배경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종합특검은 수사 막바지에 구속영장 청구와 공소제기를 집중하는 이른바 '헤비테일(Heavy Tail)' 전략을 강조해 왔다. 한정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사 후반부에 성과를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막판 영장 청구가 잇따라 기각되면서 이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최근 구속영장 발부율이 낮다는 지적에 대해 종합특검은 3대 특검에서 마무리하지 못했거나 미처 밝혀내지 못한 부분을 수사하는 만큼 신병 확보가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영장 기각 사유 역시 사건마다 달라 발부율만으로 일률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종합특검은 남은 한 달 동안 그동안 확보한 증거와 진술을 바탕으로 사건 처분에 속도를 내야 한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주요 사건의 공소제기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100점 만점에 39점'에 그친 영장 성적표를 얼마나 만회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개정안에는 종합특검에 파견할 수 있는 공무원 수를 기존 130명 이내에서 150명으로 늘리고, 수사 대상에 공무원의 '감사 방해' 행위를 추가하는 내용도 담겼다. 수사기간 연장과 함께 인력과 수사 대상까지 확대되면서 종합특검의 활동 범위도 넓어지게 됐다.
다만 특검 제도가 한시적·예외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점에서 추가 연장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 현행법상 허용된 수사기간을 모두 소진한 뒤 법 개정으로 활동기간을 더 확보했기 때문이다. 추가 기간에도 성과가 충분하지 않다면 기간 연장과 인력·예산 투입의 실효성을 둘러싼 비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전날 권창영 특별검사는 종합특검법 개정에 따라 30일의 수사 기간 연장을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권창영 특검은 "종합특검법 개정을 위해 노력해주신, 국회 및 정부 관계자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한 저희 특검의 수사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법 개정을 지지해주신 국민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검팀은 연장된 수사기간이 끝날때까지 진상규명과 범죄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h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