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범인 도피 의혹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방식이 정치적 논란을 키웠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20일 윤 전 대통령의 범인도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속행 공판을 열고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명현 특별검사팀(채상병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진 이후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공수처 수사를 피하도록 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윤 전 대통령은 "소환됐다는 이야기도 못 들었는데 (이 전 장관이) 출국금지가 됐다고 해 황당했다"며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할 때까지 출국금지 사실을 몰랐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어 "소환은 한 번도 하지 않고 출국금지만 계속 연장했다"며 "조사 준비도 안 됐는데 출국금지는 왜 걸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수처가 출국금지 사실을 이 전 장관에게 통보하지도 않았고, 이 전 장관이 호주대사 인사검증 과정에서 직접 알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나쁘게 생각하면 공수처가 전 정부 때 만들어지고 하다 보니 야당하고 생각이 통해 총선을 앞두고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결국 '런종섭'이라는 말까지 나오며 정치적 논란이 커졌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전 장관의 대사직 사임 역시 공수처 수사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런종섭'이라고 하며 정치 공세가 계속되니 이 전 장관도 정부·여당에 부담을 주면서 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사임한 것"이라며 "저는 오히려 정부는 정부 일을 하면 되니 신경 쓰지 말고 일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전 장관이 공수처에 고발된 사실을 장관 사직 후인 2023년 말쯤 알게 됐다고 했다. 다만 고발만으로 호주대사로 임명하지 않을 정도의 사법리스크가 있다고 보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전 장관의 사의를 받아들인 이유는 채상병 사건 수사 때문이 아니라 야당의 탄핵 추진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 때도 이태원 사건에 열심히 일한 사람이고 아무 책임이 없는데 왜 탄핵소추를 하느냐고 생각해 자리를 지키라고 했다"며 "그런데 헌법재판이 길어지며 직무정지 기간이 길어졌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심우정 전 검찰총장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 뒤 오는 24일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다.
윤 전 대통령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공수처 수사를 받던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도피시킨 혐의를 받는다.
박 전 장관과 심 전 총장은 직권을 남용해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하게 하고 도피를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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