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태연 기자] 이화여자대학교가 퀴어영화제 대관을 취소한 것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15일 인권위에 따르면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는 지난해 3월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를 이화여대 교내 영화관 '아트하우스모모'에서 개최하기 위해 대관 협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계약서 날인을 앞둔 지난해 4월 이화여대 측은 극장 운영사에 "퀴어영화제 개최는 기독교 창립 이념과 교육 목적에 위배되고 거센 항의에 따른 학내 갈등이 우려된다"며 대관 취소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극장 측은 조직위에 대관 취소를 통보했고, 조직위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화여대 측은 "당시 퀴어영화제 개최 반대 서명이 5000건 넘게 접수되는 등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며 "학내 구성원의 안전과 교내 질서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인권위는 "그동안 해당 극장에서 일정 중복 외에는 대관 신청을 불허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며 "이화여대 또한 극장의 개별 운영 및 대관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영화제는 학교 교육과정이나 종교교육 활동과 직접 연관된 행사가 아니라 대학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극장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외부 문화예술행사였다"며 "단순히 대학의 창립 이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대관을 제한할 정당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성소수자 의제에 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으나 이견이나 민원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공간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권과 표현의 자유 보장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인권위는 이화여대 총장에 특정한 가치관이나 성적 지향을 이유로 사실상 확정된 계약의 내용을 금지·취소하는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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