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서울 강남구 성수대교 램프(대교에 진입하기 위한 연결 도로)에서 단차가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고 오세훈 시장도 현장 점검에 나섰지만 시민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성수대교 잠실 방향 올림픽대로 연결 램프에서 최대 9㎝ 단차가 확인됐다. 방호울타리 일부는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는 시설을 보수한 상태다.
시는 단차 원인을 연결램프와 옹벽의 기초 형식이 달라 발생한 장기 침하 차이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지난 2016년 정밀안전진단 당시부터 같은 구간의 단차를 확인해왔으며 현재까지 89~90㎜ 수준으로 변화가 없고 추가 침하도 확인되지 않아 구조적인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시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시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계측기 설치, 연결램프 전수조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한강교량 연결램프 전수조사를 통해 유사 사례 여부를 확인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설물 안전·유지관리 특별법'에 따른 정기안전점검과 계측을 통해 교량 안전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시설물 상태 변화를 면밀히 확인하고 필요한 보수, 보강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는 등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난 10일 오후 성수대교를 찾아 연결램프 단차 발생 구간을 점검하고 시설물 안전관리 상황을 확인했다. 그는 "교량은 시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중요한 기반 시설인 만큼 작은 변화라도 시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한 치의 소홀함 없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시민들의 우려를 감안해 전문가 검증과 정밀검사 등을 실시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보강공사를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시가 안전을 장담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1994년 성수대교가 부실시공과 유지관리 소홀 등으로 무너져 3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친 최악의 교량 참사가 소환되기 때문이다.
당시 시는 하루 전에 상판 이음새에 이상을 발견했으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사고 당일 시민이 균열을 신고했지만 묵살한 사실이 알려져 도마에 올랐다. 이후 건설사와 서울시가 서로 책임을 떠넘겨 시민들의 안전 불안감이 증폭됐다.
마포구 망원동에 있는 성산대교는 성능개선공사를 마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2022년에 접속교 바닥판에서 균열이 발견됐다. 당시 시는 외부 전문가 합동조사 결과 실제 균열 폭은 국가 기준(0.3㎜ 이내)을 넘지 않는 0.2㎜로 내구성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으나 공사 기간을 무리하게 줄이고 공사 감독을 소홀이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가장 최근에는 서소문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2.9㎝ 단차와 침하가 확인됐으며 안전점검 과정 중 상판 일부가 붕괴해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시는 지난 5일 서소문고가 철거 작업을 모두 마치고 11일부터 서소문로를 전면 개통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안전하다"는 설명만으로 안심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A 씨는 "최근 서소문고가차도 붕괴 사고도 있었고 과거 성수대교 참사도 떠오르다 보니 '문제없다'는 설명만으로 안심하기 어렵다"며 "다리를 통해 이동하는 시민 입장에서는 작은 신호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시의 '문제가 없다'는 입장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단차 자체보다 정확한 원인 규명과 지속적인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1㎝든 9㎝든 단차가 있다는 건 '변형이 있다'는 의미이자 추후 사고로 연결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오래 전부터 단차가 있었으니 크게 문제가 없다'라는 입장은 안전의식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단차가 있으면 차량이 덜컹하면서 바퀴가 튀고 핸들이 갑자기 움직이게 된다. 이렇듯 조향장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때 차선 이탈이나 차량 손상, 심하면 타이어가 찢어져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단차에 대한 정확한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분석 후 '그라우팅'(시멘트를 틈에 주입하는 방식) 등을 통해 보완하거나 지속적인 계측과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는 항상 전조 현상이 있다"며 "민원을 무시하지 말고 조치를 미리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