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윤석열, '이종섭에 기회 줘야 한다' 대사직 제안"


'도피' 의혹 재판서 피고인신문
"범인도피 지시로는 생각 안 해"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한 번 더 일할 기회를 줘야한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먼저 대사 임명을 제안했다고 법정 증언했다. 조 전 실장이 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 채상병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조태용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한 번 더 일할 기회를 줘야한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먼저 대사 임명을 제안했다고 법정 증언했다. 다만 범인 도피 의도는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6일 윤 전 대통령과 조 전 실장, 장호진 전 외교부 1차관 등 3명의 범인도피 혐의 사건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날은 조 전 실장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진행됐다.

조 전 실장은 지난 2023년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이 일을 많이 했는데 야당의 탄핵 공세 때문에 그만두게 됐으니 다시 일할 기회를 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하며 대사 임명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먼저 대사 이야기를 꺼냈고 어느 나라가 적합한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호주를 (제가 먼저)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 전 실장은 당시 윤 전 대통령의 제안을 이 전 장관에게 새로운 공직을 맡기기 위한 인사 판단으로 이해했을 뿐, 수사를 피하게 하려는 지시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조 전 실장은 변호인 측 반대신문에서 "도피시키자는 대화는 없었고 묵시적으로도 없었다"며 "공수처 수사를 막으라는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는 저도, 윤 전 대통령도, 이 전 장관도 출국금지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출국금지 사실을 먼저 알았다면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해법을 상의해보거나 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조 전 실장은 호주대사 임명에 따른 정치적 파장은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미처 정치적 리스크를 생각하지 못했다"며 "국방장관을 지낸 사람이 호주대사로 가는 것이 안보와 방산 협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공수처 수사를 받던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도피시킨 혐의를 받는다.

조 전 실장 등은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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