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취임사에서만 '청년'을 15차례 언급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선 9기 시작과 함께 청년에 더욱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제40대 서울시장 취임사에서 "청년이 다시 꿈꾸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청년'을 모두 15차례 언급했다. 이는 건강(5회), 주거·주택(5회), 교통(3회), 소상공인(2회) 등 다른 핵심 정책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횟수다.
그는 "청년에 대한 과감한 투자야말로 10년 뒤, 20년 뒤 서울을 먹여 살릴 가장 확실한 미래 자산"이라며 "청년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취임사는 민선 8기와 비교해도 변화가 뚜렷하다. 오 시장은 2022년 민선 8기 취임 당시 '약자와의 동행'을 시정의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약자'를 9차례 언급했다. 반면 이번에는 '청년'을 앞세워 민선 9기의 정책 우선순위를 보여줬다. 약자동행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청년을 시정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이 같은 기조는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오 시장은 6·3 지방선거 기간 청년 공약을 잇달아 발표하고 청년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청년층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 힘을 쏟았다. 선거 결과도 20대와 30대 청년층에서 뚜렷한 우위를 점했다. 당선 이후에도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며 청년 정책을 5선 임기 첫 번째 정책 의제로 선택했다.
취임 이튿날인 2일에는 민선 9기 첫 공식 기자설명회를 열고 '청년 AI 사다리' 지원 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생성형 AI 이용권 지원과 AI 학습공간 조성, 맞춤형 교육 등을 통해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모든 청년이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오 시장은 "취업 전선에서 AI 활용 능력의 격차는 평생의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모의 경제력이 AI 활용 능력의 차이로 이어져 청년들이 좌절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심정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첫 대외 일정 역시 청년이었다. 그는 같은 날 열린 '서울 동아리온(ON) 네트워킹 데이'에 참석해 대학생들과 직접 만나 의견을 듣고 청년 정책 방향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민선 8기 마지막 일정도 청년 주택 현장이었고, 민선 9기 첫 정책도 청년 AI 사다리였다"며 청년 정책을 시정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오 시장은 취임사에서 저출생 대응과 약자동행, 미래산업 육성, 기후위기 대응 등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청년 AI 사다리를 시작으로 주거와 취업, 창업, 자산 형성 등 기존 청년 정책을 확대하고 미래 역량 강화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면서 '청년이 성장해야 서울도 성장한다'는 시정 방향을 본격적으로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