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설상미 기자] 국회의원 아들 신분을 앞세워 가상자산 투자금을 가로챈 태영호 전 의원의 장남이 피해자에게 8억여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김석범 부장판사)는 지난달 4일 A 씨가 태모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태 씨는 A 씨에게 8억6700여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태 씨가 항소하지 않 이 판결은 지난달 24일 확정됐다.
태 씨는 2024년 5월 A 씨에게 스테이블코인 환전 사업을 제안하고 11억원 상당의 가상자산과 현금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는 가상자산 사업에 투자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는데도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는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 아들로서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았거나 일부 경찰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사정을 원고를 기망하는데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A 씨가 태 씨의 차용 관계나 변제 능력을 확인하려 하자 "자칫하면 진짜 터질 수 있고 그때는 저도 어찌 못하고 아빠한테 죽는다"고 말한 점 등이 근거가 됐다.
또 태 씨는 A 씨에게 "저희 다 끼고 합니다. 경찰까지", "안보과 과장님이 문제 되면 도와준대요", "오늘 형사 한 분 만남요. 앞으로 우리의 사업을 봐줄 형이요"라고 말하며 경찰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A 씨는 태 씨가 본격적으로 경찰 수사를 받기 시작한 2024년 9월께 자신도 투자 사기를 당한 사실을 알게 돼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태 씨는 2016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로 재직하던 아버지를 따라 한국으로 귀순했다.
태 씨는 가상자산에 대신 투자해 수익을 내주겠다며 지인들로부터 약 14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으로도 지난 5월 구속기소됐다.
태 전 의원은 2024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태 씨의 사기 의혹에 대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