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통일부 북향민 명칭 변경, 당사자 합의 없었다"


통일부 조사 결과, '명칭 변경 불필요' 과반
인권침해 진정 각하…"절차적 정당성은 확보해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2일 통일부의 북한이탈주민 명칭 북향민 변경 과정에서 탈북민 등 당사자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통일부 장관에게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것을 권고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김태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통일부의 북한이탈주민 명칭 북향민 변경 과정에서 탈북민 등 당사자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통일부 장관에게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것을 권고했다.

2일 인권위에 따르면 탈북민 A 씨는 통일부가 지난해 9월 실시한 북한이탈주민 명칭 북향민 변경을 위한 여론조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는 통일부가 탈북민 의사에 반해 북향민으로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통일부는 "북향민 명칭 사용은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낙인을 완화하고 사회통합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적 검토의 일환"이라며 "여론조사 또한 특정 개인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사실이 없으며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회통합에 가장 긍정적으로 판단된 북향민을 대체용어로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북향민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은 부처의 정책적 재량에 해당하기 때문에 인권침해를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A 씨 진정을 각하했다.

다만 통일부 여론조사 결과 북한이탈주민의 절반 이상(53.4%)은 "명칭 변경이 불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체용어 선호도는 기타(30.3%), 자유민(28.1%), 북향민(18.8%), 북이주민(13.1%), 하나민(9.7%)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비율인 기타의 경우에도 응답자 대부분이 북한이탈주민 용어 유지를 희망했다.

인권위는 "북향민으로 명칭을 변경하는데 당사자인 북한이탈주민의 충분한 합의를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부가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했다거나 동의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하기 어렵다"며 "그럼에도 통일부 홈페이지와 각종 행사에서 북향민이라는 명칭을 단독 또는 병행해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권위는 통일부 장관에게 현행법상 북한이탈주민으로 규정하고 있는 명칭 변경 시 당사자 의사를 충분히 수렴하고, 공론화 과정을 진행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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