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업무 프레젠테이션 다음날 뇌출혈로 숨졌지만 업무상 재해는 아니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호성호 부장판사)는 건설업체 직원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건설산업관리 용역 감리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으로, 2023년 건설공사 수주를 위한 PT 시연을 하던 중 두통과 식은땀 등의 증상을 보였다.
시연을 마친 뒤 숙소로 돌아갔지만 다음 날 오전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부검 결과 사인은 비외상성 뇌출혈로 확인됐다.
유족은 "A씨가 사망 두 달 전 감리용역 입찰이 유찰된 데다 대기근무와 임금 삭감까지 겹쳐 심리적 압박이 컸고, PT 준비와 시연 과정에서 받은 급성 스트레스가 뇌출혈을 유발했다"며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다.
근로복지공단은 단기·만성과로라고 할 정도의 업무 부담이 확인되지 않고, PT 발표 역시 통상적인 업무였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유족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의 발병 전 1주간 업무시간은 40시간 3분으로 이전 평균 업무시간보다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병 전 4주 및 12주 평균 업무시간도 약 39시간대로 만성적인 과중 업무를 수행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재판부는 "A 씨가 PT 준비와 시연 과정에서 상당한 심리적 압박과 긴장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지만, 입찰 준비와 PT 발표는 평소 담당하던 주요 업무 중 하나였다"며 "PT 시연을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거나 예측 곤란한 사건, 급격한 업무환경 변화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A씨의 개인적 건강 상태가 발병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A씨는 10년 이상 당뇨병 치료를 받아왔고 고혈압과 30년간의 흡연력이 확인됐다. 부검에서도 혈당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심장동맥경화 등이 나타났다. 재판부는 재업무상 스트레스보다 장기간의 당뇨와 고혈압, 흡연 등 개인적 소인이 사인이라고 결론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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