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관매직' 김건희 징역 7년…"억대 금품 거리낌 없이 받아"


반클리프 목걸이·바쉐론 시계 등 전부 유죄
"영부인 지위 사적 이익 수단으로 활용" 질타

공직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KNN 유튜브 영상 캡쳐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공직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가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대통령 배우자가 영향력을 이용해 금품 거래를 했다고 질타하며 피고인들 전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는 김 여사의 선고공판를 열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날 김 여사는 정장 차림에 흰색 마스크와 안경을 착용하고 출석했다.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인 채 판결을 들었다.

함께 기소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로봇개 서성빈 대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최재형 목사에게는 벌금 800만 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봉관 회장에게 반클리프 목걸이 등 귀금속을 받은 혐의 △서성빈 대표에게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받은 혐의 △최재형 목사에게 디올백을 받은 혐의 △김상민 전 검사에게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받은 혐의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 금거북이 등을 받은 혐의 모두 공직 청탁의 대가로 보고 유죄로 인정했다. 합계 3억원 어치의 뇌물이다.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국정운영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재판부는 "누구보다도 엄격하게 스스로를 절제하고 경계해야 함에도 자신의 영향력을 알선의 대상으로 삼아 반복적으로 금품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부인의 사회적 책무를 외면한 채 그 지위를 사적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했다.

김 여사의 이같은 범행으로 공적 의사결정 과정을 금품과 결부된 개인적 이익을 위한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시켜 공정성과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일반 국민이 평생 한 번 취득하기 어려운 억 단위의 고가 물품들을 별다른 거리낌 없이 수수해 왔다"고 질타했다.

김 여사가 수사가 본격화되자 수수한 금품을 '빌린 것' 또는 '직접 구매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한 것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의 경우 진품은 이봉관 회장에게 반환하고, 가품은 친오빠 김진우 씨의 주거지에 은닉한 사실이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팀) 수사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수사를 의식해 범행의 흔적을 은폐하려 했음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금품을 제공한 피고인 전원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중견건설사 회장, 사업가, 재미교포 목사, 현직 검사, 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교육자에 이르기까지 사회 각 분야 인사들이 저마다의 청탁을 품고 피고인에게 접근해 금품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공직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KNN 유튜브 영상 캡쳐

김 여사 측은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김 여사 측 채명성 변호사는 "항소를 통해 재판 절차 내에서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명백히 밝히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도록 하겠다"라며 "김 여사는 부적절한 선물을 받은 점과 경솔한 처신에 대해 일관되게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한수 특검보는 선고 직후 "국민들의 법 감정에 어느 정도는 부합하는 적절한 판결이 선고됐다고 생각한다"라며 "재판부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 여사는 2022년 공직 임명 청탁 등을 대가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에게 1억원대 귀금속을,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 265만원 상당의 금거북이 등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팀은 이 회장이 맏사위 인사 청탁을 목적으로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와 티파니앤코 브로치, 그라프 귀걸이 등 총 1억38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김 여사에게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김 여사는 서성빈 드론돔 대표에게 사업 관련 청탁과 함께 3990만원 상당 바쉐론콘스탄틴 손목시계를, 최재영 목사에게는 540만원 상당 디올 가방 등을 받은 혐의로도 기소됐다. 김 여사 측은 지난달 결심공판을 앞두고 서 씨에게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잔금 2900만원을 지급했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게 국회의원 공천 청탁과 함께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받은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15일 결심공판에서 김 여사에게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했다.

김 여사는 지난 4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등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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