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보유세·양도세 강화, 쓰지 말아야 할 수단"


"실패한 길 기어이 가려고 해"

사진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4일 오전 업무 복귀를 위해 서울시청으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보유세 및 양도세 강화 기조에 대해 "최후의 수단이 아니라 쓰지 말아야 할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정부가 결국 보유세와 양도세 강화 카드를 꺼내들었다"며 "대통령께서 증세를 '최후의 수단'이라 하셨지만 집권 1년 만에 서둘러 꺼냈다. 공급은 막아둔 채 세금으로만 집값을 잡겠다는 실패한 길을 기어이 다시 가려 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청와대 정책실장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흘러드는 것을 막기 위해 세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원인을 잘못 짚어도 단단히 잘못 짚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자금이 철저하게 시장 여건을 따라 움직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린다면 그것은 세금이 낮아서가 아니라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 주거 수요 집중 그리고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며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세금 폭탄이 아니라 수요를 충족할 강력한 공급과 재건축·재개발 정상화로 응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세청장은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조정하면 서울에서 약 6만 8000 가구를 공급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 주장한다"며 "시장 상황을 몰라서 나오는 오판이다. 이는 신규 공급이 아니라 기존 주택의 소유자만 바뀌는 것에 불과해 주택 재고는 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임대주택이 실거주로 바뀌면 전세 매물만 시장에서 사라지며 세 부담까지 더해지면 집주인들은 매물을 잠그고 임대료를 세입자에게 전가해, 청년과 서민들의 가처분소득만 갉아먹는 월세 대란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부동산 정책은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는다"며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은 못 잡고 세입자들만 지옥 같은 전세난으로 몰아넣은 참혹한 실패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세금으로 시장을 누르는 도그마에서 벗어나 공급 확대라는 현실적인 길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에게 부동산 정책을 논의할 장도 요청했다. 오 시장은 "본격적인 세제 개편 논의에 앞서 대통령께서 서울시의 의견을 반드시 들어주시기를 요청드린다"며 "정치적 논쟁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서울시가 축적한 정확한 현장 데이터와 전세 공급 감소 실태를 토대로, 이번 세제 개편이 가져올 파급효과를 상세히 설명해 드리겠다"고 적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보유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제도 손질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여기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에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적어 다음 달 발표될 세제개편안에 관련 내용이 포함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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