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응원전·여름 축제 여파…도심 쓰레기통 부족 '몸살'


"버릴 곳 없어요"…쓰레기통 찾다 집·상가까지
불편 민원 잇따라…서울시 "7500개까지 확충"

여름철을 맞아 도심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2026 북중미 월드컵 거리 응원부터 여름 축제 등이 본격화하면서 공공 쓰레기통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진주영 기자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 지난 17일 오후 4시27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앞 인도에는 플라스틱 일회용 컵과 페트병, 영수증 등이 나뒹굴었다. 인근 건물 난간 위에도 음료가 절반 이상 남은 일회용 컵 4개 그대로 버려져 있었다. 이외에도 종이컵과 휴지, 담뱃갑, 초콜릿과 과자 포장지, 화장품 포장 상자, 전단지 등이 모여 있었다. 쓰레기 더미에는 오랫동안 방치된 듯 뿌연 먼지와 모래도 쌓여 있었다.

'이곳은 단속반이 수시로 단속 중.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구역', '들고 온 쓰레기는 오후 6시 이후 내 집, 내 점포 앞에 배출. 위반 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등 경고 문구가 적힌 노란 안내판도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정작 안내판 일부가 찢어진 탓에 문구가 가려져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여름철을 맞아 도심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2026 북중미 월드컵 거리 응원부터 여름 축제 등이 본격화하면서 공공 쓰레기통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공공 쓰레기통은 배출·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종량제가 시행된 1995년 이후 크게 줄었다. 공공 쓰레기통은 1995년 7607개에서 2007년 3707개까지 감소했다. 종량제 시행 당시 가정·사업장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무단 배출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다.

이후 쓰레기통이 줄어든 탓에 관광지 등에서 문제가 불거지자 2010년 4664개를 거쳐 2016년 5640개까지 증가했다. 2018년에는 일회용 컵에 담긴 음료 등 서울 시내버스 내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면서 버스정류장을 중심으로 공공 쓰레기통 설치가 확대됐다. 이에 공공 쓰레기통은 2018년 6542개, 2019년 6940개까지 급증했다. 이후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2022년 4956개까지 감소했다가 올해 7085개로 다시 늘었다.

'가로 쓰레기통 설치 지원 사업'에 따른 예산 역시 2022년 6700만원에서 2023년 7200만원, 2024년 4억2700만원으로 대폭 늘었다. 2025년에는 4억원, 올해에는 2억2500만원을 편성했다. 시는 해마다 각 자치구별로 공공 쓰레기통 설치 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있다.

이곳은 단속반이 수시로 단속 중.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구역, 들고 온 쓰레기는 오후 6시 이후 내 집, 내 점포 앞에 배출. 위반 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등 경고 문구가 적힌 노란 안내판도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정작 안내판 일부가 찢어진 탓에 문구가 가려져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이다빈 기자

하지만 시의 예산 확대와 설치 지원에도 관련 민원이 잇따르면서 공공 쓰레기통 부족 체감도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설공단 등 홈페이지에는 "길거리 쓰레기통이 줄거나 사라지면서 무책임하게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많고 미관이나 환경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공원 등에서 쓰레기통을 쉽게 찾기 어려워 쓰레기를 오래 소지하거나, 지정되지 않은 장소에 두고 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등 내용이 담긴 민원이 올라왔다.

고등학생 이나림(16) 양은 "다 마신 일회용 컵을 버리지 못하고 손에 들고 다니다가 집에서 버릴 수밖에 없어 불편했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윤가은(26) 씨는 "길거리에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아 한참 동안 쓰레기를 쥐고 있다가 할 수 없이 상가에서 내다 놓은 쓰레기 봉투에 몰래 버린 적이 많다"며 "아직 쓰레기통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이윤서(23) 씨는 "쓰레기통에 쓰레기가 이미 가득 차 있을 때도 있다"며 "악취도 심하고 넘쳐난 쓰레기 위에 또 다른 쓰레기를 버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음료 쓰레기가 가장 많은데, 일회용 컵 전용 분리수거대를 만드는 등 개선 방안이 나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X(옛 트위터)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쓰레기통이 진짜 없다. 쓰레기를 버리려면 모르는 건물이나 화장실에 들어가야 한다", "당연히 길에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되지만 행정관리의 차원에서 쓰레기통을 추가 설치하거나 관리 인력을 늘리는 등 투자할 필요가 있다" 등 반응이 이어졌다.

시 관계자는 "쓰레기통이 부족하다는 민원도 많지만, 쓰레기가 쌓이니 쓰레기통을 치워달라는 민원도 들어온다"며 "설치 장소도 마땅치 않기 때문에 무조건 늘릴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쓰레기통이 많이 없어지니까 불편하다고 하는 분들이 많아 최근엔 설치를 늘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원이 많거나 노후화된 경우 철거하기도 하고, 새로 보급하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종량제를 시행하면서 쓰레기통 수가 줄었는데, 당시와 비슷한 수준인 7500개 정도를 유지하기 위해 유동인구 등을 고려한 후 공공 쓰레기통 설치를 확대하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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