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진과 문항 거래한 교사 "관행으로 생각했다"


"겸직 허가 받아야 하는 줄도 몰라"
7월24일 변론 종결 후 선고일 지정

현직 교사들에게 문항을 제공받고 수억 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는 일타강사 현우진 씨가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 | 정예은 기자] 수학 강사 현우진 씨와 수능 모의고사 문항을 거래한 현직 교사가 불법이 아니라 관행이라고 생각했으며 겸직 허가를 받아야하는 줄도 몰랐다고 법정에서 항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29일 오후 현 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속행 공판을 열고 현직 고등학교 교사 A 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A 씨는 현 씨에게 37회에 걸쳐 약 7500만 원을 받아 청탁금지법 혐의로 약식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정식 재판을 청구한 상태다.

검찰은 A 씨가 현 씨와 거래하는 동안 배우자의 계좌로 돈을 입금받고, 학교엔 겸직 허가를 신청하지 않은 점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이 '아내 계좌로 돈을 받은 건 문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냐'고 묻자 A 씨는 "당시 아내가 경제권을 주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내 통장으로 돈을 받았을 뿐"이라고 답했다.

겸직 허가를 놓고는 "처음은 겸직 신고를 해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없었고, 감사원에서 사교육 카르텔 관련한 조사가 시작된 후에야 겸직 신청을 해야 하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제 지식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지만 다른 교사들조차 어떤 때 겸직 허가를 받아야 하는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현 씨 측은 A 씨가 과거 EBS에서 보수를 받고 일할 때도 겸직 허가를 신청하지 않았고, 현직 교사와 사교육 강사 사이의 문항 거래는 통상적인 관행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 씨는 'EBS에서 일할 때도 겸직 허가를 받았냐'는 현 씨 측 변호인 질문에 "EBS에서 겸직 허가를 받아오라고 요구하지도 않아서 겸직 허가를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현직 교사들 사이에서 문항 거래가 불법으로 여겨지지 않고,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게 맞냐'고 묻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 씨에게 제공한 문항을 수능이나 모의고사, 학교 시험 문제에 활용하지 않았고 가장 힘들다는 고등학교 3학년 교사로서 성실히 교직에 임해왔다"며 "겸직 신고를 하지 않은 행위가 공무원법 위반이라는 건 인정하지만, 청탁금지법 위반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오는 7월24일 변론을 종결하고 선고 날짜를 지정하기로 했다.

현 씨는 EBS 교재 집필진이나 수능·모의고사 출제위원을 지낸 현직 교사들에게 문항을 제공받은 대가로 총 4억여 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달 열린 첫 공판에서 현 씨는 "학생들에게 양질의 문항을 제공하기 위해 문항 계약을 체결하고 약속된 비용을 지급한 정상적인 거래였다"고 주장하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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