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자신이 수임한 사건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패소하게 만든 권경애 변호사가 피해자에게 위자료말고도 약정금 수천만원을 더 지급해야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9일 학교폭력 피해자 고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가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
권 변호사는 2015년 학교폭력 피해로 숨진 박 양 사건을 맡아 1심에서 일부 패소한 뒤 항소심 1~3차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민사소송법에 따라 1심 패소 부분은 항소 취하로 간주돼 판결이 확정됐다. 1심에서 승소했다가 2심에서 패소한 부분은 이 씨에게 알리지 않아 상고 기간을 넘겼다.
이에 이 씨는 권 변호사를 상대로 위자료 2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권 변호사에게 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씨는 2심에서 권 변호사가 이행각서를 작성했던 약정금 9000만원도 지급하라고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권 변호사는 항소 취하 간주된 사실을 뒤늦게 알리면서 2023년 말까지 3000만 원, 2024년 말까지 3000만 원, 2025년 말까지 30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이행각서를 썼다. 재판부는 권 변호사가 언론에 기사화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약정금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결국 언론보도가 됐기 때문에 청구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위자료는 6500만원으로 올렸다.
대법원은 이 씨의 약정금 청구를 각하한 원심 판단을 파기했다.
이행각서에 약정금 지급 조건은 전혀 명시돼있지 않고 달리 해석될 여지도 없다고 판단했다. 법률전문가인 권 변호사가 이씨와 지급조건을 합의하고도 이행각서에 명시하지 않은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나머지 원심 판단에 대한 상고는 모두 기각하고 확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내용을 처분 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고, 처분문서의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법원은 문서 문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리를 재확인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lesli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