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폭동 촬영' 다큐 감독 재판소원 청구


"대법, 정 감독과 제도권 언론인 차별해 판결"
"다른 피고인들과 재판받아 방어권 행사 불가"

서울서부지법 난동 현장을 촬영하다 벌금형을 선고받은 정윤석 감독이 28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예은 기자

[더팩트 | 정예은 기자] 서부지법 현장을 촬영하다 폭동에 가담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정윤석 다큐멘터리 감독이 재판소원을 청구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정 감독의 법률대리인인 강송욱 변호사는 "정 감독은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나 현장을 기록하던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서부지법에서 폭동 때도 현장을 취재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카메라를 들었던 것"이라며 "기성 언론인들과 동일한 인식과 의사로 촬영했는데도 대법원은 제도권 언론인과 정 감독을 차별해 판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호인단은 재판 과정에서 정 감독의 촬영 행위는 공적 사안을 기록하는 저널리스트로서의 정당행위였다고 주장했지만 판단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최후의 보루라 불리는 대법원에서만큼은 논증되길 바랐는데 대법원마저도 기계적으로 항소를 기각했다"고 강조했다.

정 감독 체포가 위법했으며 재판부가 소송지휘권을 남용해 헌법상 권리인 피고인의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없었다고도 주장도 나왔다.

서채완 공익인권변론센터 부소장은 "정 감독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을 체포하라'는 단순한 지시로 체포 대상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상태에서 체포됐다"며 "도주 우려 등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체포해야 하는데 위법한 체포로 정 감독은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적 자유를 침해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1심 재판에선 사실관계가 다른 수십 명의 피고인들과 함께 재판받느라 정 감독이 피고인으로서 가지는 방어권을 행사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다"며 "수차례 변론분리를 요청했는데도 재판부의 소송지휘권 남용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정 감독은 법정에서 다른 피고인들과 그들의 변호인들에게 2차 가해를 당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견엔 당사자인 정 감독도 참석해 직접 의견을 밝혔다.

그는 "서부지법 촬영은 예술가로서 저의 의무였고 예술가에게 표현의 자유는 진실을 말할 용기라고 생각한다"며 "대법원 스스로 헌법정신을 지키지 않고 예술가의 양심에 유죄라는 기록을 남겼으니, 마지막 절차인 재판소원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달 30일 정 감독의 건조물침입죄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정 감독 측은 재판 과정에서 공익 목적을 위해 촬영하러 법원에 들어갔을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해 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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