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가 접근하고 있어요"…스토킹 피해자 지켜주는 법무부 앱


'스토킹 가해자 위치 알림' 6월 본격 시행
전자발찌 착용 가해자 이동경로도 알려줘

법무부 명예보호관찰관인 배우 윤박이 2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에서 스토킹 가해자 위치 알림 관제 체험을 하고 있다. /김해인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안녕하십니까, 보호관찰관입니다. 가해자가 접근하고 있으나 당황하지 마시고 휴대전화 앱으로 위치를 확인해 주세요. 혹시 문제가 있으면 이 번호로 연락해 주시길 바랍니다."

전자발찌를 찬 스토킹 가해자가 접근하자 피해자의 스마트폰 화면에 가해자의 이동 경로가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지도 속에서 가해자는 방향을 돌려 피해자의 반대 방향으로 다시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피해자 역할을 맡은 배우 윤박(법무부 명예보호관찰관)은 보호관찰관의 전화를 받고 이 같은 안내를 받은 뒤 "더 안심이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법무부는 2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에서 스토킹 등 전자장치 부착 가해자의 접근 위치와 동선을 피해자가 스마트폰 지도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앱 관련 법조 기자단 체험 행사를 열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동 경로를 분석해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는 서비스다. 이날 행사는 오는 6월 24일 '스토킹 가해자 위치 알림' 앱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국민 눈높이에서 생생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가 어린이집 또는 피해자 근처를 지나가면 관제센터에서 1차 경고음이 울리고, 대상자의 정보를 확인했다. 실시간 이동 속도를 측정해 단순히 지나가는 길인지, 피해자에게 위해를 끼치려는 것인지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스토킹 가해자 위치 알림 앱 화면. /법무부

전국의 CCTV와 관제센터가 연결돼 피해자나 대상자 위치에서 가까운 CCTV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있다. 대상자가 피해자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전화를 걸어 이동 목적을 확인한다.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 CCTV를 확인하고, 위험 상황이 예측될 경우 보호관찰소 신속수사팀에서 즉시 출동한다.

임합격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장은 "(휴대전화 앱에) 가해자의 동선과 이동 방향 등 위치가 표시되기 때문에 피해자가 어디로 대피할지 알 수 있으나 실제로는 대피할 필요가 없다"며 "그 전에 상황은 대부분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24시간 관제 활동을 하지만 경보가 울리면 집중적으로 모니터링 하는데, 비교상 여의도보다 더 넓은 면적부터 (대상자가 접근하면) 집중 관리감독을 시작하고 있어 안전구역이 생각보다 넓다"며 "유사 시 좀 더 빠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는 수준으로 거리를 지정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악용 등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구체적인 안전거리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위치 기반 서비스 데이터 제공에 동의한 피해자는 약 90%로, 실제로 보호 서비스를 받는 이는 354명이다.

서울 동대문구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 모습. /김해인 기자

실제로 앱을 확인해 보니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서울보호관찰소 위치와 담당 보호관찰관 긴급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주변에 관찰소가 없는 경우 가까운 경찰서와 파출소, 대피 가능한 공공기관도 파악할 수 있었다.

'가해자 접근 위치 확인' 탭을 누르니 가해자 위치를 아파트 동 단위로 정밀하게 볼 수 있었다. 화살표로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는지도 확인 가능했다. GPS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량·오토바이·도보 등 이동수단을 분석할 수 있어 맞춤형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윤박은 앱 체험을 마친 뒤 "피해를 당하기 전에 국가기관에서 나서서 보호해 주지만, 피해자 입장에서 가해자 위치를 거리뿐만 아니라 어떻게 오고 어느 쪽으로 오는지 알 수 있어서 더 안심이 된다"며 "스토킹 범죄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용한 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보호관찰관 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보호관찰관 1인당 대상자는 약 10명이지만, 우리나라는 20.7명에 달한다. 법무부는 부담 완화를 위해 보호관찰관 116명을 증원해 달라고 행정안전부에 요청한 상태다.

hi@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