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식중독 막아라"…자치구별 여름 대비 '분주'


친환경 방제장비 활용
식중독 집중 예방하기도

서울 은평구 구산동의 한 주택가에 일명 러브버그라고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 3마리가 붙어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이상고온과 잦은 강수 등 기후변화 영향으로 여름철 위생해충 활동이 빨라지면서 서울 자치구들이 선제 방역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예년보다 이른 더위와 장마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모기·진드기·러브버그 등 생활불쾌곤충 대응은 물론 식중독과 감염병 예방 체계까지 강화하는 모습이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 낮 기온은 31.5도까지 치솟으며 초여름 더위가 찾아왔다. 5월 중순임에도 대부분 지역이 낮 기온 30도를 넘나들면서 위생 해충 조기 발생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자치구들은 단순 약품 살포를 넘어 친환경 방제장비와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생활밀착형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동대문구가 러브버그로 발생하는 주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토요방역 데이를 실시한다. /동대문구

용산구는 공원과 황톳길, 산책로 등 주민 이용이 많은 생활권을 중심으로 친환경 방역체계를 강화했다. 올해 스마트쉼터 등을 포함한 생활권 곳곳에서 해충유인 살충기와 해충기피제 분사기를 추가 설치해 방역망을 확대 구축했다. 노후 장비 13대도 교체했다.

해충유인 살충기는 야간에 모기 등 위생해충을 유인·포획해 개체 수를 줄이는 장비이며 해충기피제 분사기는 황톳길과 산책로 등에서 주민이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용산구는 일본뇌염과 쯔쯔가무시증,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등 감염병 예방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동대문구는 해충 집중 발생 시기에 맞춰 '토요방역 데이'를 운영한다. 이달부터 7월까지 매월 둘째·넷째주 토요일마다 방역기동반이 민원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연무·분무 소독을 실시한다. 전통시장 주변 맨홀 등 취약 지역도 집중 관리 대상이다.

특히 다음 달부터는 러브버그 집중 방제에 나선다. 방제지리정보시스템(GIS)를 통해 전년도 민원 데이터를 분석하고 선제적으로 유인물질 포집기를 설치해 고압 살수 방역을 실시하는 등 친환경 대응을 강화한다.

은평구는 러브버그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BTI 미생물 방제제를 도입한다. 핵심은 박멸이 아닌 '밀도 조절'이다. 러브버그는 독성이 없고 질병을 옮기지 않는 곤충이지만 무분별한 화학 살충제 사용은 생태계 교란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은평구는 서울시, 삼육대 환경생태연구소와 함께 '3종 통합 방제'를 추진한다. 최근 백련산 일대 실험망에 BTI 미생물 방제제를 적용해 유충 단계부터 개체 수를 줄이는 실증 실험도 시작했다.

은평구 관계자는 "러브버그로 인한 주민 불편을 줄이면서도 생태계에 미치는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미생물 방제제를 도입하는 등 생태 안전 통합 방제를 추진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자연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환경을 지키는 방역 정책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은평구는 성충 방제를 위해 빛에 유인되는 특성을 활용한 광원 포집기를 운영 중이다. /은평구

여름철 방역이 해충 대응에만 그치지 않는 곳도 있다.

강북구는 식중독과 감염병 예방을 위해 방역기동반을 기존 1개반 5명에서 2개반 9명으로 확대하고 위생 취약업소 대상 맞춤형 식중독 예방 컨설팅도 실시한다. 미아사거리역과 수유역, 우이천 등에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쥐 퇴치 장비도 설치한다.

강동구와 양천구 역시 집단급식소와 식품 취급업소 점검을 강화하며 식중독 예방에 나섰다. 강동구는 음식점 외에도 수영장과 공원녹지 내 수경시설에 대한 수질검사도 병행한다.

양천구는 학교·유치원·어린이집 집단급식소 145곳을 대상으로 집중 지도점검을 실시한다. 여기에 공원과 가로녹지대 급수, 도심 열섬화 완화를 위한 물청소, 수영장 약수터 수질관리 등 안내 대책도 함께 추진한다.

자치구들의 대응은 단순한 여름철 소독을 넘어 기후 변화에 따른 생활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주민 생활권 중심의 친환경·스마트 방역 체계를 통해 해충과 감염병 위험을 동시에 줄이려는 시도다.

구 관계자는 "최근 기온 상승과 예측할 수 없는 기후 변화 영향으로 해충 발생 시기가 빨라지고 종류도 다양해지는 추세"라며 "주민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선제적인 방역과 현장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ulture@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