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정부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에서 리베이트 위반행위 규제를 완화하려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리베이트에 따른 행정처분 후 5년이 지나면 인증 대상인 것을 리베이트 행위종료 5년 후로 바꾸려 한다. 혁신형 제약기업에 선정되면 국가 재정을 지원하는 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을 고려해 완화해선 안된다는 입장이 제기된다. 반면 제약업계는 현재 규정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등에 관한 규정' 개정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행정예고를 마치고 제출받은 국민 의견을 검토하고 있다. 이후 법제처 심사를 거쳐 7월말 개정 목표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리베이트 위반행위 관련 인증 기준 변경 건이다. 현재 규정 상 제약사는 약사법 등에 따른 리베이트 위반으로 행정처분 받은지 5년이 지나면 인증심사와 인증연장 심사 대상이 된다. 복지부는 이를 리베이트 위반행위가 종료된지 5년후 인증 심사 대상이 되도록 바꾸려 한다. 행정처분 종료 시점에서 리베이트 행위 종료 시점으로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다. 약사법은 제약기업이 의약품 채택·처방유도·거래유지 등 판매촉진 목적으로 의사·약사·병원 등에 경제적 이익 등을 제공하는 리베이트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복지부는 제약기업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리베이트 과징금 처분 등에 불복해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한 경우 재결 또는 판결일 후 1년 안에 인증취소 할 수 있는 조건을 붙여 인증할 수 있는 규정도 신설하려 한다.
이같은 개정이 이뤄질 경우 제약바이오 업계 입장에서는 리베이트 위반행위를 해도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과 인증연장이 이전보다 쉬워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과징금 처분을 받아도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리베이트 종료 시점으로부터 5년이 지나가 인증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래 전 발생한 리베이트 위반행위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이 취소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기업의 예측 가능성, 법적 안정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주장을 수용해 제도 변경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도 "리베이트 행정처분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과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가 환자들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는 단순 산업지원 제도가 아니라 약가 우대, 연구개발 지원, 세제 혜택 등 국민 재정이 투입되는 공적 인증제인 만큼 기업 윤리성, 공공성, 사회적 책임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이다. 이동근 건강한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은 "행정처분 시점에서 리베이트 종료행위 시점으로 바꾸면 기업들은 리베이트 위반행위를 해도 소송만 제기하면 시간을 끌수 있어 리베이트 규제를 피할 수 있게된다"며 "리베이트 문제를 일으켜도 혁신형 제약기업이 되고 연장하는 데 사실상 문제가 없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도 "리베이트 사건은 위반행위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 행정처분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최근 행정처분 받은 기업도 인증 심사에 영향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제도 신뢰성과 실효성을 약화한다"고 했다. 또 "불법 리베이트는 환자 치료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불필요하거나 고가 의약품 사용 증가로 이어져 건강보험 재정에도 부담을 주기에 엄격한 윤리성과 공공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lovehop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