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의 공소 취소 가능성을 열어둔 특별검사 법안을 지방선거 후 처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검이 이미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도 넘겨받아 공소 유지 여부를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하면서 대선 이후 중단된 이 대통령 재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30일 국회 국정조사 종료 직후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국회 처리 시기는 지방선거 이후가 유력하다.
이번 특검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법안에 따르면 고검장급 특별검사 1명과 검사장급 특별검사보 6명, 파견검사 30명, 파견공무원 170명, 특별수사관 150명 등 최대 357명 규모로 꾸려진다.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은 267명 규모였다. 수사 기간은 준비기간 20일을 포함해 최장 200일까지 가능하다.
수사 대상은 총 12개 사건이다.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사건, 위증교사 사건 등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이 대거 포함됐다. 이 밖에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금품수수 의혹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의혹,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 허위보도 의혹 사건 등도 담겼다. 검찰과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이 특정 사건 수사·기소 과정에서 권한을 남용했는지를 규명해야 한다는 취지다.
핵심은 특검 권한 조항이다. 법안은 특검이 재판 중인 사건의 이첩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고, 이첩받은 사건의 공소 유지 업무를 수행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현재 중단된 이 대통령 관련 재판이 향후 특검 판단에 따라 공소 취소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법조계에서는 입법을 통해 진행 중인 형사재판 절차에 변수를 만드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특검이 기존 검찰 기소의 적정성을 다시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공소 취소까지 결정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클뿐만 아니라 삼권분립 원칙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논란의 여지가 없이 헌법 위반이고, 형사소송법 위반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재판을 중단시키는 게 아니라 아예 없애겠다는 법안이기 때문에 당연히 위헌이고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을 받을 권리와 법원에서 재판할 권리를 뺏은 것"이라며 "입법을 통해 사실상 재판을 못하겠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며 재판 독립성 및 삼권분립 측면에서 문제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추후 조작기소 특검이 출범해 공소 취소를 결정할 경우 위헌 논란이나 추가적인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공소를 취소한 검사는 나중에 직권남용이나 법왜곡죄로 처벌받을 것"이라며 "수사받는 사람도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찬운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자신의 SNS에 "이미 재판 중인 대통령 관련 사건을 검찰로부터 이첩받아 공소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사실상 공소취소를 위한 우회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권력분립 원칙과 자기심판금지 원칙에 반할 수 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검찰도 법안 발의 직후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30일 "법률안 제정은 기본적으로는 입법부에서 결정할 사항이나, 진행 중인 재판에서 확인되어야 할 사안에 대한 수사는 재판의 독립성에 부당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며 법안 발의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어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확정판결 또는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에 대한 부당한 관여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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